[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지난 4일 경기도 용인 삼성 기흥반도체 공장에서 이산화탄소 가스가 유출돼 작업중이던 20대 협력업체 직원 1명이 죽고 2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상 최고의 메모리 반도체 '슈퍼호황'으로 글로벌 반도체 업계 절대 강자 인텔을 누르고 명실상부하게 반도체 최정상에 우뚝 선 세계적 기업에서 발생한 사건이어서 명암대비가 더 뚜렷하다. 이어 진행되는 사고 수습과정에서 사고 발생 신고시점을 놓고 관계당국과 상이한 법적 규정을 들어가며 논쟁을 벌이는 모습도 세계무대를 뛰는 기업다운 대응이 아니어서 실망감이 든다.
이렇게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들인 노력에 비해 실제 제품 생산현장의 노동자 안전에 대해서는 주의가 부족한 듯해 보인다. 이번 이산화탄소 유출 사고 이전에도 지난 2013년 1월 경기도 화성사업장 불산 유출, 지난 2014년 3월 수원사업장 이산화탄소 유출, 2015년 11월 기흥사업장 황산 유출 사고로 노동자들이 계속 죽고 다쳤기 때문이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기업이 안전설비를 강화해 산업재해를 예방하기보다 산재로 노동자 사상(死傷)자가 나더라도 그 사고 처리비용이 더 적게 들기 때문에 이런 사고가 계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삼성의 대표적인 우수인재로 지금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권오현 삼성종합기술원 회장은 지난 6일 발간한 저서 '초격차'에서 "많은 사람들이 삼성의 '초격차'라고 하면 으레 '승자 독식(勝者獨食)'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모두 잘못된 해석"이라며 "기술은 물론 문화와 시장 생태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문에서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격(格·level)'을 높이는 것이 진정한 '초격차'"라고 역설했다. 권 회장이 설파한 진정한 삼성의 '초격차'를 이번 이산화탄소 유출 사고 처리 과정에서 제대로 보여주기를 기대해 본다.
이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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