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로 오르는 서울과 일부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한 다양한 정책 수단 동원이 시급하다. 종합부동산세 같은 세제 강화, 금융, 투기세력 단속, 공급 확대 등을 꼽을 수 있다.

그간 여러 대책 중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서울시내에 신혼희망타운 2만5천가구를 공급하기로 합의한 게 주목된다. 수요 억제 일변도에서 공급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8·2부동산대책 이후 상승하는 집값을 잡기 위해 규제 중심의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정작 수요가 많은 서울지역의 공급 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터이다. 그러기에 시의성과 정책 효율성 측면에서 긍정 평가할 수 있다.

두 기관은 도심 내 역세권, 유휴부지를 활용해 신혼희망타운을 공급할 계획이다. 또 보존가치가 낮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해 주택 공급 부지를 발굴하기로 했다. 그린벨트 해제는 환경 보호 차원에서 부정적 의견이 있으나 택지 공급 측면에서 불가피하다고 하겠다.

서울의 그린벨트는 1억 6천792만㎡ 가운데 10% 정도인 1천721만㎡가 풀렸다. 서울 전체 면적의 25%(149.13㎢)가 아직 그린벨트로 묶여 있다. 집값을 잡기 위해 거론되는 유력 그린벨트 해제 대상 지역은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과 서초구 성뒤마을, 양재동 우면산 일대, 송파구 방이동, 은평구 불광동 일대 등이다. 여기에 경기 성남시 금토동과 과천시 과천동·주암동 등지다.

문제는 이번 주로 예정된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를 앞두고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왕·과천 지역구)의 수도권 신규 택지 입지 유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천 공공택지 후보지 일대에서 지난달 그린벨트 내 수상한 땅 거래가 급증한 게 '개발 정보 사전 누출' 의혹을 짙게 한다. 투기꾼들이 이미 개발지역을 사들였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토지실거래시스템에 따르면 과천시 과천동 일대 토지 거래내역의 경우 8월 동안 총 26건(계약일 기준)이 거래됐다. 이 일대는 신 의원이 공개한 과천 신규 택지인 주암지구 인접 지역으로 8월은 중앙정부와 경기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본격적으로 이 일대를 후보지로 검토하기 시작한 시기다.

26건 거래 중 1종 일반주거지역 2건을 제외한 24건이 모두 그린벨트 내 땅이다. 특히 환경평가 1·2등급지로 개발이 철저히 제한돼 평소 활용 가치가 거의 없는 그린벨트 내 임야가 21건을 차지하고 있다. 그린벨트 해제 예상지역 정보가 기획부동산 업자 등에게 사전 유출돼 '먹잇감'이 됐다는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당국은 정보 유출 여부 및 불법 투기 행위 등을 엄정 조사하고, 사실로 드러나면 연루된 자들을 무겁게 처벌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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