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 범위·상품개발 자율 확대 스타트업 투자제한 풀어 산업육성
규제완화 전 개인정보 보안 강화 사용자 인터페이스 구축 신뢰를
업계·정부간 미묘한 의견차… 해외 규제샌드박스 사례 제시도

▲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제윤경(비례대표)·전재수(부산 북·강서갑·이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핀테크산업협회는 공동으로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혁신성장을 위한 핀테크 활성화'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왼쪽부터)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류준우 레드벨벳벤처스 대표, 하준우 금융위원회 보험과장, 김창호 국회 입법조사처 보험담당 입법조사관이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이욱신 기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인슈어테크(Insurtech·IT를 이용한 보험 가입·영업·운용) 산업 발전을 위해 법령상 보험업 범위를 확대하고 보험회사의 상품개발의 자율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울러 기존 보험사의 인슈어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확대와 현행법상 금지돼 있는 보험업 관련 회사의 클라우드(가상저장공간)내 개인정보저장 등의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이에 대해 규제완화 이전에 인슈어테크 업계 자율적으로 개인정보보안 수준을 강화하고 사용자 친화적인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먼저 구축해 소비자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반론도 나왔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제윤경(비례대표)·전재수(부산 북·강서갑·이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핀테크산업협회는 공동으로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혁신성장을 위한 핀테크 활성화'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인슈어테크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현행 보험상품의 취급과 관련해 발생하는 보험의 인수·보험료 수수·보험금 지급 등으로 한정된 보험업법상 사업범위 규정을 웨어러블(착용형)기기를 활용해 피보험자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거나 건강증진활동을 유도함으로써 보험사고의 빈도와 심도를 줄일 수 있는 보험관련 서비스 제공행위까지 포함시켜 활발한 보험상품 개발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표면적으로는 보험가격이 자율화돼 있으나 보험료·사업비 등에 대해 금융감독당국의 실질적인 규제가 작용하고 있는 만큼 이들 부분도 자율성이 확대돼야 한다"며 "인슈어테크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보험회사 자회사 지분 소유 제한·비보험 영업 규제를 완화해 기존 보험회사의 인슈어테크 스타트업 투자·협업 확대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금융권 클라우드 이용확대 방안'을 통해 금융회사들이 클라우드에 개인신용정보 등을 저장할 수 있도록 이용규제를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좀 더 신속하게 규제완화를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인슈어테크 스타트업인 레드벨벳벤처스 류준우 대표는 "정부가 법령상 불법/적법이 불분명한 회색지대에서 산업발전을 위해 영국의 규제샌드박스, 중국의 관용적 무간섭 정책을 벤치마킹해 더 적극적이고 신속한 유권해석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어 "인슈어테크는 기존 대면거래의 대체재라기보다는 보완재 성격이 강하다"며 "디지털로 보험유통채널이 확대되면 고객들이 더 많은 정보를 얻음으로써 불완전 판매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반해 김창호 국회 입법조사처 보험담당 입법조사관은 "중국의 무간섭 관용정책은 우리 금융현실에 적용하는 데 여러 가지 제약 요소가 많다"며 "보험의 실수요자인 노령층이 각종 스마트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만큼 이들도 인슈어테크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업계에서 자율적으로 보험가입절차 등의 프로그램 UI를 개선하고 정보 유출의 불안감을 덜어낼 수 있도록 보안을 강화하는 등 자구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준우 금융위원회 보험과장은 "보험업 범위를 넓히는 것은 자칫 보험업의 본질적 분야를 훼손할 위험이 있고 기존 보험사가 보험과 관련 없는 사업영역까지 '문어발 확장'을 할 수 있다"며 "정부는 인슈어테크 산업의 발전을 위해 기술의 발전에 맞춰 각종 규제 개선을 하고 있지만 소비자 보호와의 균형을 위해서 시장의 요구 수준에 못 미치는 점이 있다"고 규제당국의 고민을 피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성복 자본시장 연구위원이 '로보어드바이저의 비대면계약 전면 허용을'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변호사)가 '소액해외송금 규모의 확대와 관련 가이드라인의 제정을'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가 '금융부문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해 빅데이터 이용을 촉진할 수 있도록 관련 법제를 정비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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