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 1인가구·혼술·홈술 위한 소용량·한 컵 분량 제품 출시
2030세대 주류 소비 '큰손'…맥주·전통주·와인까지 다양하게 구매

▲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족',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족'이 생겨나자 시중에 판매되는 주류 용량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 왼쪽부터 코젤다크 330㎖ 캔, 오비맥주 250㎖ 카스 한입 캔. 사진=코젤다크, 카스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족',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족'이 생겨나자 시중에 판매되는 주류 용량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 날씨가 선선해지며 캠핑과 피크닉 등 야외활동도 증가해 휴대하기 편한 주류를 찾는 젊은 층까지 소용량 패키지 출시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코젤다크는 앙증맞은 사이즈의 330㎖ 캔을 새롭게 선보였다고 12일 밝혔다. 코젤다크는 기존 흑맥주와는 달리 무겁지 않고 목 넘김이 좋아 식사와 함께 가볍게 걸치기 부담 없는 맥주로, 기존 500㎖ 캔과 병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최근 소비자들이 즐기는 소용량 트렌드를 반영해 이번 제품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신제품은 3.8% 도수로 평일에도 부담 없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오비맥주는 지난 7월 여름 성수기에 250㎖ 용량의 카스 '한입캔'을 출시한 바 있다. 대용량의 캔이나 병, 페트 재질의 맥주보다 쉽게 차가워지고 음용 시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어 맥주 소비가 많은 여름철 인기를 누렸다. 출시 전 실시한 소비자 조사에서 '개봉 후 끝까지 마실 수 있다', '적은 용량이라 부담이 없다' 등의 호응을 얻었다. 특히 술을 잘 못 마시는 여성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 전통주 매장인 '우리술방'에서는 한잔 용량인 187㎖로 개별 포장된 한 컵 전통주를 선보였다. 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 전통주 매장인 '우리술방'에서는 한잔 용량인 187㎖로 개별 포장된 한 컵 전통주를 선보였다. 한 컵 전통주는 '산내울 사과주'와 '산내울 오미자주', '부안 참복분자주', '부안 해풍오디주' 등 총 5종이다. 제품은 한 잔씩만 소량 포장해 편의성을 높이고 가격 부담을 줄여 젊은 층을 겨냥했다. 원하는 수량이 많아도 이동 시 편리함을 위해 최대 5컵을 위로 쌓을 수 있게 패키지를 고안했다.

조은식 신세계백화점 주류 바이어는 "2030세대는 식사와 함께 가볍게 마시거나 한강 등 나들이 갈 때 적합한 소용량 주류를 찾는 수요가 많아 처음으로 한 컵 전통주를 출시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술방에 진열된 제품 중 375㎖ 이하의 소용량 전통주가 품목 수 기준으로 40%가량 차지하고 있다. 처음 전통주 매장을 연 2013년에는 매장에 진열된 소용량이 20% 남짓으로 5년 새 2배가량 늘어난 것.

제품 중에는 대표 전통주를 100㎖ 정도 씩만 담아 혼자서도 부담 없이 다양한 품목을 즐길 수 있는 미니어처 세트도 등장했다.

백화점 주류 매장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와인 매장에서도 기존 750㎖의 절반인 375㎖짜리 와인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한잔 용량으로 컵과 팩으로 낱개 포장된 와인도 출시되고 있다.

주류들의 용량이 점점 적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소비층이 점점 낮아지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2013년에는 주류 매출 비중이 40대가 33%로 가장 높았지만 지난해에는 30대 매출 비중이 40% 가까이 차지하며 1위에 올랐고, 동시에 20대 매출 비중도 많이 올라 10%에 육박했다. 2030대 매출 비중을 합하면 전체 매출의 절반인 50%에 달한다.

과거에는 대용량을 가져갈만한 술자리가 많고 지인들과 충분히 마실 수 있는 용량이었지만, 지금은 연인이나 친구 혹은 혼자서도 술을 즐기는 젊은 층이 증가해 소용량 주류의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조 바이어는 "과거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와인이 있으면 해당 와인을 용량에 상관없이 구매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최근 들어 젊은 층 중심으로 소용량으로 다양한 품목을 즐기려는 수요가 많다"며 "혼자 집에서 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750㎖는 부담스럽기도 하고, 마시다 남은 술을 보관하는 것도 귀찮기 때문에 애초에 작은 용량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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