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팀 홍정민 기자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환자가 나온 지 닷새째. 의심환자들은 바이러스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아 추가 확진자로 번지지 않았다.

메르스는 중동지역의 낙타와 접촉을 통해 감염되거나 이미 감염된 사람과 같은 장소에 머무른 경우 발생한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쿠웨이트 출장에서 돌아와 이 날까지 고열, 기침, 가래 등의 메르스 증상을 보여 병원에서 격리 치료중이다.

지난 2015년 우리나라에서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다. 186명이 감염돼 그 중 38명이 사망했으며 감염 의심으로 격리조치됐던 사람은 1만6천752명에 달해 전 국민들이 불안에 떨며 큰 사회적 이슈가 된 바 있다.

그 당시 메르스 사태가 확산돼 수많은 인명피해를 입게 된 원인은 정부의 초기 대응 부실이었다. 지난 2015년 정부는 환자가 거쳐갔던 병원 관련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병문안을 갔다가 메르스에 감염된 사례가 속출했다.

지난 8일 메르스 환자가 나타났지만 다행히 3년 전과 상황은 다르다. 삼성서울병원을 거쳐 국가 지정 격리 병상이 있는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병원 측의 신속한 대응으로 일반환자나 가족의 접촉이 없어 2차 피해가 생기지 않은 것.

뿐만 아니라 국내 주요 의료기관들이 병원 내에서 예정된 행사를 취소하는 등 지난 메르스 사태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각종 건강강좌를 무기한 연기하고 외래 환자와 방문자의 발열증상을 점검하는 등 메르스 관리를 철저히 시행중이다.

정부와 병원의 대응과 더불어 국민의 인식 변화도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환자가 입원 시 온 가족이 총출동하거나 단체로 병문안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무분별한 병문안은 환자가 안정을 취하는 것을 방해할 수 있으며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쉽다. 이러한 병문안 문화에 대한 지적이 있어 점점 보호자 한 사람을 제외한 외부인의 면회를 제한하는 병원이 생기고 있는 추세다.

메르스 발병은 감염환자나 사망자 수로 인해 그 피해양상을 파악할 수 있으나 그 외에 호흡기 질환 등 감염될 수 있는 질병으로 인한 피해는 정확한 수치화가 어렵다. 이번 메르스 발병으로 인해 다시 한번 삼삼오오 모여서 병문안을 가는 것보단 문자나 전화 등 직접대면하지 않는 방향으로 병문안 문화가 바뀌어야 할 필요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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