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네트워크 효과로 먼저 시장 선점 우려, 경쟁당국의 역할 무엇보다 긴요"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서울국제경쟁포럼에 참석,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김승섭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3일 4차산업혁명 시대, 승자독식(Winner takes all)이 아닌 '공정한 혁신경쟁의 장'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서울국제경쟁포럼에 참석, 개회사에서 "2018년 대한민국 정부 정책의 키워드는 4차산업혁명"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개인의 삶이 빅데이터로 환원되고 이를 인공지능이 분석해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가 제공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기업은 파괴적 혁신을 거듭하고 이는 생산비용 절감과 소비자 후생증대로 이어진다고 전망하면서도 다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간과해서는 안되며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소위, 네트워크 효과로 먼저 시장을 선점한 기업이 사장 전체를 독점하는 승자독식의 원칙이 지배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따라 미래 인류 먹거리 창출을 위해 4차산업혁명에 대한 육성과 지원 정책도 필요하지만, 4차산업혁명의 잠재력과 순기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혁신경쟁의 장을 조성하는 경쟁당국의 역할이 무엇보다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국제경쟁포럼은 국제 경쟁법 커뮤니티에 공정위를 알리고 최신 경쟁법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 2001년 처음 개최된 후 2002년부터 격년으로 개최되어 왔으며, 아시아 지역에서는 가장 권위 있고 명망 있는 경쟁법 포럼이다.

이번 포럼에는 미국(FTC·DOJ), 유럽연합(EU), 일본, 러시아 등 전 세계 경쟁당국 고위급 인사들과 국제기구(OECD), 학계, 법조계, IT 업계 등에서 경쟁법 권위자들이 대거 참석해 4차산업혁명과 관련한 주제로 발표했다.

내·외국인 축사는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과 스기모토 가즈유키 일본 공정취인위원회 위원장이 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디지털 경제에서의 빅데이터의 역할과 경쟁제한성 ▲경쟁법 집행 관련 민사적 수단의 필요성과 효율성 ▲알고리즘과 경쟁법 집행 등 3가지 주제가 어젠다로 선정됐다.

올해는 전 세계 25개국 300여명이 사전 등록을 하는 등 국내외에서 높은 참석 열기를 보였다.

공정위 측은 "이 같은 열기는 최근 공정위의 적극적인 경쟁법 집행으로 공정위에 국제적 관심과 위상이 크게 높아진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앞서 김 위원장은 전날 제10회 서울국제경쟁포럼을 계기로 한-일 경쟁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한-일 경쟁정책협의회에서는 스기모토 가즈유키 위원장을 비롯한 일본 공정취인위원회 대표단과 최근의 경쟁정책과 경쟁주창 동향, 카르텔 집행동향을 공유했다.

한-일 경쟁정책협의회는 1990년부터 시작해 매년 서로 상대국을 방문하는 형식으로 개최되는 장관급 협의회로서 올해로 24회째를 맞이했다.

한국 측에서는 김 위원장 등 7명이 대표단으로 참석하고, 일본 측은 스기모토 가즈유키 일본 공정취인위원회 위원장 등 6명이 참석했다.

공정위는 현재 추진 중인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의 주요 내용을 상세히 소개하는 한편, 최근 카르텔 집행동향과 규제개선 사례 등을 발표했다.

일본 측에서도 카르텔, 경쟁주창 등 최근의 경쟁정책과 경쟁법 집행 동향에 대해 설명했다.

공정위 측은 "이번 서울국제경쟁포럼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전 세계 경쟁법 논의를 주도해 나가는 선진 경쟁당국으로서의 공정위의 국제적 위상이 한층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빅데이터, 알고리즘 등 4차 산업혁명을 대변하는 최신 경쟁법 이슈를 주제로 선정해 논의함으로써 향후 전 세계 경쟁법과 경쟁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제시된 것으로 평가했다.

덧붙여 "글로벌 기업들이 전세계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면서 경쟁당국간 공조가 긴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양자협의를 통해 해외 경쟁당국과의 협력관계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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