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공해 청정인데다 부가가치 높은 관광산업은 갈수록 촉망받는 서비스 업종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작금 우리나라의 관광 수지는 크게 악화일로다. 정부와 민간이 '관광한국'을 위한 청사진을 심도 있게 논의하고 추진해야 한다.

우리나라를 찾은 해외 관광객 수가 재작년 1천345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내리막길 '한국 관광'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 기반 관광 등 관광 트랜드가 바뀌고, 일본 도쿄가 2020년 하계올림픽을, 중국 베이징이 2022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해외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면서 우리를 멀리 앞서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우리와 대조되고 있다. 적자를 지속하던 일본의 관광 수지는 2014년 22억 달러(약 2조4천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는 1천206억 달러(약 15조원)까지 수직 상승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조치와 무관하게 유커(遊客·중국 단체관광객)의 바뀐 취향 등에 우리 관광업이 적응하지 못해 발생한 문제라는 비판에도 귀 기울여야겠다. 중국인의 소득이 높아지면서 쇼핑 중심이던 관광이 휴양 중심으로 바뀌고 있기에 한국관광의 매력도를 개선하지 않으면 유커 감소는 장기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진단이잖은가.

이런 측면에서 일본을 벤치마킹해야 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유커의 우리나라 재방문율은 38.6%에 그친 반면 일본은 61.6%로 월등히 높다. 일본은 과감한 관광진흥 정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국내 관련 산업은 아직 갖가지 규제에 묶여 외국사의 공세에 판판이 당하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관광진흥을 위한 협업은 중앙정부 부처 간 협조 차원의 범위를 넘어선다. 관광객이 여행 과정에서 만나는 접점이 다양한 만큼 지방자치단체, 관광업계, 유관 산업계, 서비스업 종사자, 일반 국민까지 아우르는 협업이 필요하다. 특히 의료관광, 컨벤션산업(MICE), 크루즈관광, 스마트 관광 안내 등 다른 산업과 관광이 융·복합해 새로운 시장과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분야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관광을 매개로 한 산업 간 협업은 선진경제 실현과 일자리 창출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마침 16~1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세계관광기구(UNWTO) 제7차 세계도시관광총회'가 열리고 있다. 60개국 관광산업 관계자 900여명과 여행 관련 회사 1천200여개가 서울을 찾았다. 국내 관광업계가 해외시장과 폭넓게 접촉할 기회로 삼아 '관광 한국'의 도약대로 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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