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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전문가에게 길을 묻다!⑦] 초지능화 세상…법적 체계도 AI시대 대비해야이상용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지난 5월 창립된 한국인공지능법학회장으로 인공지능과 법의 관계를 선도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이상용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난 14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만나 의견을 들었다. 사진=김현수 기자

'알파고' 충격 이후 인공지능이 우리 생활 전반에 폭넓게 활용됨으로써 일상의 편의가 증진되고 경제의 생산성이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지만 그에 따른 여러 가지 법적 문제 또한 제기되고 있다. 

이에 지난 5월 창립된 한국인공지능법학회장으로 인공지능과 법의 관계를 선도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이상용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난 14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만나 의견을 들었다. <편집자 주>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학창시절부터 과학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이상용 교수는 2000년대 들어서 IT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함에 따라 사회적으로도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 것임을 직감하고 본격적으로 인공지능과 법의 관계에 대해 탐색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2015년 심화된 연구를 진행하고자 판사 경력을 뒤로 하고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옮긴 뒤로는 뜻을 같이 하는 동료 교수·학자들과 함께 인공지능법학회를 만들어 협력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인공지능법학회의 주요 연구분야로 '법을 위한 인공지능', '인공지능을 위한 법', '인공지능을 위한 정책'으로 설정하고 우리 사회가 인공지능의 기술적 성취에 매몰되지 말고 인공지능기술 발전이 초래할 법적·윤리적 문제에 대해서도 깊이 통찰할 것을 촉구했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사회제도혁신위원으로 활동하며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개인정보 규제 개선을 이끌어 낸 이 교수는 이날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주최로 열린 '4차산업혁명과 데이터 경제' 컨퍼런스에 토론자로 참석해 절대적인 개인정보보호보다 공·사익 이익형량의 원칙에 기반한 개인정보 활용을 역설했다. 아울러 최근 4차산업혁명의 핵심 보안 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블록체인기술에 대해서도 법적·기술적 방안을 통해서 기존 법제와의 충돌을 완화하면서 산업적 발전을 촉진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5월 창립된 한국인공지능법학회장으로 인공지능과 법의 관계를 선도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이상용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난 14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만나 의견을 들었다. 사진=김현수 기자


다음은 이 교수와의 일문일답. 

■ 법학자로서 인공지능에 주목 하게 된 계기는?

"학창시절에 과학에 흥미가 많았다. 판사 재직 중에도 여러 경로를 통해 2000년대부터 IT분야의 급속한 기술발전을 통해 세상이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2013년 여름 미국 윌리엄앤매리대(The College of William & Mary) 로스쿨로 해외 파견을 가면서 이런 저런 공부를 하다가 인공지능 관련 책을 몇 권 읽게 됐고 2014년 여름 귀국하면서 동료판사들과 함께 인공지능 공부 모임을 만들었다. 2015년 좀 더 심화된 공부를 하고 싶어서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으로 옮긴 뒤 2016년 여름 뜻이 맞는 연구자들과 함께 인공지능법연구회를 결성했으며 올해 5월 인공지능법학회가 정식 출범하게 됐다. 이 학회는 회원이 100여명 가까이 되며 법학자, 법률실무가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과학 연구자, 정책전문가, 기술전문가 등이 참여해 기술 융·복합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 인공지능법학회가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분야는 무엇인가?

"크게 세 분야다. '법을 위한 인공지능', '인공지능을 위한 법', '인공지능을 위한 정책'이다. 법을 위한 인공지능은 현재 법령·판례 정보 검색에만 이용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법률분야 전반에 폭넓게 활용함으로써 법률 소비자의 후생을 증진하려는 노력과 관련돼 있다. 미국 등에 비하면 많이 뒤져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지급명령신청서 작성을 자동화한 '지급명령 헬프미(Help Me)'·지능형 법률정보시스템 '아이리스(i-LIS)' 등 인공지능 법률서비스들이 여럿 생겨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변호사 없이 진행되고 있는 소송이 90% 이상일 정도로 법률 소비자들에 대한 법률 서비스 지원이 미흡하다." 

■ 인공지능을 위한 법은 어떤 내용을 연구하는 것인가?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따른 법 제도 변화를 연구한다. 인공지능 기술이 갖는 자율성, 합리성, 인간과의 유사성은 생산성 향상의 원천이기도 하지만 기존 법제도에 만만치 않은 도전과제를 부여한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의 사례에서 보듯이 사람의 개입 없이 인공지능의 판단만으로 이뤄진 행위에 대해 어떻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인지 문제가 된다. 자율주행차 사고와 관련해서는 현재 제조물책임, 공작물책임,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 운행자책임 등의 실정법적 해결방법이 제시되는 동시에 위험책임, 편익책임 등 여러 가지 이론적 접근법이 논의되고 있다. 

법 문제뿐만 아니라 윤리문제도 검토대상이다. 우리나라는 인공지능의 기술적 성취에 매몰돼 인공지능에 대한 윤리적인 문제제기가 미약하다. 대표적으로 자율무기에 대한 인권법적 고찰이 부족하다. 지난 4월 저명한 해외 학자 57명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국방AI융합센터가 '킬러로봇(전투용 로봇)'을 개발한다고 오해해 한 때 연구협력 중단을 선언한 해프닝을 심각히 생각해야 한다. 지난해 1월 AI연구 지원 비영리단체 '퓨처오브라이프'가 23개항에 이르는 '아실로마 인공지능 원칙(Asilomar AI Principles)'을 발표하는 등 국제적으로 인공지능 윤리에 대해 성찰하는 흐름을 놓쳐서는 안 된다. 

아실로마 원칙에 서술돼 있듯이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에 따른 존재론적 위기의 가능성을 미리 배제해서는 안 된다. 지금은 먼 미래의 일쯤으로 여길 수도 있지만 기술 발전 속도에 따라서 의외로 대비할 시간이 매우 적을 수도 있다. 지금부터 미리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지난 5월 창립된 한국인공지능법학회장으로 인공지능과 법의 관계를 선도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이상용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난 14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만나 의견을 들었다. 사진=김현수 기자


■ 인공지능을 위한 정책은 어떤 것을 연구하는 것인가?


"인공지능의 활용으로 생산성이 향상되면 경제성장이 비약적으로 이뤄진다. 그 과정에서 경제성장의 과실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 경제의 디지털화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발생하는 노동시장의 재조정과 재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이 문제된다. 미래 경제활동의 주축인 로봇에 대한 과세와 경제활동의 기회를 상실한 대다수 사람들을 위한 기본소득의 도입 여부에 관한 논쟁도 이와 관련돼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경기도 성남 판교 혁신센터를 찾아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개인정보보호 규제 완화를 천명했다. 하지만 국민들은 이전에도 개인정보보호가 미흡했는데 규제완화로 기업의 재식별화를 통해 개인정보가 더 위협받지 않을지 불안해한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상당히 엄격한 사전 동의 중심이어서 '21세기 원유'라는 데이터 경제 시대에 그 활용에 한계가 있다. 개인정보 활용의 외국 입법례를 보면 미국은 시장 자율에 많이 맡겨 유연한 법 적용을 하는 편이고 유럽연합(EU)은 지난 5월 발효된 GDPR(일반정보보호규정)를 통해 개인의 자기정보결정권을 강화함과 동시에 정보의 유통과 공유의 길을 열었다. 우리도 지난 4월 4차산업혁명위원회 해커톤(끝장토론)의 사회적 합의를 통해 개인정보와 관련된 법적 개념체계를 개인정보, 가명정보, 익명정보로 나누고 EU GDPR과 유사한 수준에서 가명정보의 활용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개인정보의 보호와 활용의 조화를 도모했다. 

개인정보의 보호를 강조하는 입장에서는 오늘날 중요한 기본권의 하나로 자리매김한 개인정보 자기통제권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의 발달로 인해 나날이 침해 위험이 커지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러나 개인정보에 관한 권리도 다른 기본권과 마찬가지로 공공복리 등을 위해 법률로 제한될 수 있다. 오늘날에는 개인정보의 재산권적 성격이 부각되고 있는데 재산권의 경우 법률에 의해 그 구체적 내용이 형성된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개인정보의 보호에 있어서는 여러 가지 이익을 비교형량하는 관점이 중요하다. 

반대로 개인정보의 활용을 강조하는 입장에서는 우리나라가 미국이나 일본, 중국 등 보다 완화된 개인정보보호법제를 가진 나라와의 경쟁에 뒤처져 4차산업혁명의 선두대열에서 낙오할 것을 우려한다. 그러나 미국 등에서도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고 있고 개인정보보호를 강조한 유럽의 GDPR이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미국의 거대 정보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업들로서는 개인정보보호법제의 정비를 이른바 '레그테크(reg-tech)'나 '숩테크(sup-tech)'와 같은 새로운 산업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 지난달 말 창립한 블록체인법학회 부회장이기도 한데 블록체인과 법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가? 

"블록체인 기술은 지급결제법, 증권법, 계약법, 책임법 등 여러 법 영역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적으로는 블록체인 기술과 개인정보보호법과의 관계에 관심을 갖고 있다. 블록체인과 기존 개인정보보호법 체계와는 여러 가지 충돌점이 있다는 것이 통념적인 인식이다. 블록체인의 주요 특성인 불변성, 투명성, 분산성의 제약을 사회적·기술적 수요에 맞춰 풀면 이런 충돌을 완화할 수 있지 않을까 연구중이다. 

가령 블록체인은 한번 기록되면 지워지지 않는 불변성으로 우리나라 개인정보보호법이나 GDPR상 정보주체의 수정·삭제권과 충돌하고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합의 알고리즘 구현과정에서 가명정보가 공개되는 문제가 있다. 이에 대해서는 개인정보를 블록체인 외부에 암호화해 저장하는 등 기술적 해결방법이 우선적으로 강구돼야 하겠지만 결국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법해석론·입법론적 측면에서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현 시점에서는 블록체인에 대한 과도한 환상과 공포 모두 경계해야 할 것이다." 

■ 향후 인공지능법학회의 활동계획은? 

"상반기에 창립총회와 함께 학술대회를 연 데 이어 하반기에도 정기 학술대회를 열 계획이다. 그리고 인공지능과 법에 관한 융합 교육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약 20명의 주요 연구자들이 참여해 대학 교재를 집필하고 있으며 매년 인공지능과 법 관련 총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아울러 법률 인공지능(legal AI) 관련 연구 소모임을 조직해 관련 인재를 양성함으로써 장차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코드엑스(CodeX)' 프로그램과 같이 법률서비스 혁신의 산실이 된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상용 교수 약력

▲1998년 서울대 법대 졸업 ▲2013년 고려대 법학과 석사 ▲2000년 사법시험 합격(42회) ▲2003년 사법연수원 수료(32기) ▲2003년 ~ 2015년 서울중앙지법 등에서 판사 근무 ▲2015년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부임 ▲2016년 한국인공지능법학회장(현직) ▲2017년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사회제도혁신위원 ▲2018년 한국블록체인법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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