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소년궁전·평양교원대·수산물식당 등 둘러 봐
이재용 부회장 방북 북측요구설 놓고 靑·野 설전

세번째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방북길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과 경제단체장들이 북한 산업 시설을 시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회장, 최태원 SK회장(왼쪽부터)이 18일 오후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환영 만찬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세번째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방북길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과 경제단체장들이 북한 산업 시설을 시찰했다. 전날인 18일 리룡남 북한 내각부총리 등 북한 경제계 인사들과 회담을 갖고 남북경협 방안을 논의한 뒤 북한의 실제 산업현장을 둘러 본 것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9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브리핑을 통해 "특별수행원으로 동행한 17명의 경제인이 황해북도 송림시 석탄리에 소재한 조선인민군 122호 양묘장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양묘장은 대량의 묘목을 기르는 곳이다. 특히 122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지시해 지난 2016년 5월 준공한 만큼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는 평이다. 김 위원장은 그해 12월 이곳을 방문해 잘 구축된 통합조종체계를 칭찬하며 만족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진다. 산림 사업은 김 위원장이 국가사업으로 추진하고 있고 유엔(UN)의 대북경제 제재 대상에서 제외돼 향후 남북 사업 협력의 가능성도 점쳐 지고 있다.  

경제인들은 남북 정상 회담이 진행되는 오전에는 다른 수행원들과 함께 평양시 만경대 구역에 있는 만경대 학생소년궁전을 방문하고 오후에는 만수대 창작사를 참관했다. 이후 평양 시내 소학교 및 학령 전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를 양성하는 평양교원대학을 방문했다. 북한의 교육 수준과 교원 양성 체계 등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다.

저녁에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 공식 수행원들과 함께 평양대동강수산물식당에서 진행된 만찬에 참석했다. 대동강 수산물시장은 평양 시민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외국 방문시마다 현지인들이 자주 다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다른 테이블에서는 평양 시민들이 식사를 함께 해 보통 서민들의 일상 생활과 식습관 등을 가늠해 볼 수 있었다. 

한편 전날 북측 관계자가 이재용 부회장의 방북을 북측에서 요청했다고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을 놓고서 청와대와 야당간에 설전이 오갔다.

전날 리룡남 북한 내각 부총리 주최로 평양시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방북 경제인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황호영 북한 금강산국제관광특구 지도국장은 이 부회장과 인사하던 중 "많이 봤습니다. 우리가 오시라고 말씀드렸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이보다 앞서 윤영찬 수석이 '방북 수행원 결정은 전적으로 남측의 결정이었다'며 북측 요구설을 일축했기 때문이다.  

이날도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한으로부터 이 부회장의 방북 요청이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우리 쪽에서 요청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또한 북한이 이 부회장을 특별히 집어서 방북을 요청한 적이 없는지에 대한 질문에 "네, 없었다"고 거듭 부인했다.

이에 대해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어제 오후 3시 '경제인 방북은 북측의 요청이 아니었다'고 했지만 30분 후 북측 인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만나 방북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밝혔다"며 "문재인 대통령 측근 참모들이 국민을 우습게 보고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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