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80% 반도체 비롯 디스플레이 수익성 개선
4분기, 반도체 가격 하락·보너스 지급으로 수익 감소 전망
내년 상반기, "가격 하락·수요 감소 수익성 하락“ vs "원가절감·공급조절 수익성 방어”

▲ 삼성전자가 지난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5조원, 영업이익 17조5천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삼성전자 서울 서초 사옥 삼성딜라이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사상 최대 반도체 슈퍼 호황 속에서 분기마다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다 지난 2분기 잠시 주춤했던 삼성전자가 다시 신기록을 경신했다. 하지만 실적의 80% 가까이 차지하는 주력인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예상되고 내년 수급 전망도 유동적이어서 4분기와 내년 상반기도 올해의 실적을 이어갈지 시장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5조원, 영업이익 17조5천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 2분기(매출 58조4천800억원, 영업이익 14조8천700억원)에 비해 매출은 11.15%, 영업이익은 17.69% 증가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62조500억원, 영업이익 14조5천300억원)에 비해서 매출은 4.75%, 영업이익은 20.44% 늘었다.

이날 잠정실적 발표에서 삼성전자는 사업부별 세부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잠정 실적은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의거해 추정한 결과이다"며 "아직 결산이 종료되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의 편의를 돕는 차원에서 제공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는 데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사업을 관장하는 DS(디바이스 솔루션)부문이 톡톡히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낸드(NAND) 가격이 빠지고 D램(RAM) 가격이 보합세를 보이는 가운데 출하량 증가와 원가절감으로 반도체 사업은 수익성이 개선돼 전체 영업이익의 80%에 육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디스플레이 사업 또한 지난달 공개된 애플 플래그십 신작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수요 증가로 수익성이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투자업계에서는 반도체 13조원대 초·중반, 디스플레이 1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보고 있다.

권성률 D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는 지난 2분기 미세공정 전환 과정에서 발생했던 불량 이슈가 3분기에 정상화되면서 비트 그로스(BitGrowth·비트 단위로 환산한 메모리 생산량 증가율)가 상승해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부문은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S9'의 판매 부진과 지난 8월 나온 '갤럭시노트9' 마케팅 비용 지출이 겹치면서 2조원대 초반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자 가전(CE) 부문은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판가 하락의 호재에 힘입어 TV사업의 수익이 개선되면서 6천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4분기에는 실적이 다시 꺾일 전망이다. 낸드 가격은 3분기에 10% 이상 하락한 데 이어 4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이고 D램도 3분기엔 보합권에서 등락하지만 4분기엔 5% 이상 떨어질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엔 낸드 가격 하락에도 출하량이 많아서 수익이 개선됐지만 4분기엔 고객사들이 재고를 정리해 출하량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연말 보너스 지급 등의 비용을 감안하면 4분기 이익은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전망은 엇갈렸다. 고점을 지난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수요 감소까지 더해져 올해보다 못한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견해에 대해 가격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원가절감으로 실적은 개선될 것이라는 반론이 나온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는 비수기로 올해 하반기보다 수요가 적을 것"이라며 "경쟁업체인 SK하이닉스의 공급 규모 등에 따라 실적이 영향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풀리지 않는 미·중간의 글로벌 무역 전쟁, 미국 금리 인상의 가능성 등 매크로(거시 경제) 변수 영향으로 국제적으로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기업들의 투자수요가 위축돼 반도체 수요에도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반해 권성률 D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가격은 하락하더라도 개별 기업 차원에서 원가절감을 통해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 또한 "반도체 가격 하락과 내년 상반기 비수기 수요 감소에 대응해 삼성전자가 공급량 조절을 통해 가격 하락세를 막아 수익성 방어에 나설 것"이라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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