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간 수감 생활 마침표…복귀 첫날부터 마라톤 회의
투자·성장 강조…대외활동보다 내부 업무 집중 할 예정

▲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8개월간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경영에 복귀했다. 집행유예 판결에 대한 비판 여론 등을 인식해 당분간 대외활동보다는 경영 공백으로 미뤄왔던 국내외 투자와 채용 등 내부 업무 처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전날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사무실로 출근하고 장시간 업무보고와 마라톤 회의를 이어갔다. 면세점 신규 특허를 청탁하는 대가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측에 70억원을 건넨 혐의(제3자 뇌물 공여)로 기소된 지 8개월 만이다.

신 회장은 출근 당시 1층 로비에서 마주친 기자들이 투자와 고용 등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질문했으나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곧장 18층 집무실로 향했다. 집행유예로 풀려나긴 했지만 재판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만큼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이 무죄를 주장하며 대법원에 상고할지, 아니면 검찰이 상고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오전에는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과 화학·식품·호텔&서비스·유통 등 4개 사업 부문(BU) 부회장단으로부터 경영 현안을 보고받았다. 사내 직원식당에서 임원들과 점심을 먹은 뒤 오후에도 롯데지주 주요 임원들의 업무 보고는 계속됐다. 신 회장은 이번 주 내내 그룹 업무 보고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측에 따르면 신 회장은 임원들에게 "어려운 환경일수록 위축되지 말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너의 빈자리가 채워진 만큼 미뤄왔던 롯데의 경영이 정상화가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2016년 10월 경영비리 관련 검찰수사가 끝난 뒤 롯데그룹이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5년간 7만명 신규 채용 및 총 40조원 투자 계획을 약속한 바 있다. 롯데에 따르면 올해 검토 중인 인수합병(M&A)만 10건에 이르고 있다. 이에 조만간 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와 채용 계획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해외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5년 넘게 제자리걸음 상태였던 롯데케미칼의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투자 사업이 재개될 것으로 예측된다. 또 베트남 호찌민 '에코 스마트 시티' 사업과 '롯데몰 하노이' 건설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편 신 회장은 뇌물 공여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지난 5일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재판부는 "대통령이 먼저 요구해 수동적으로 응했고 결정의 자유가 제한된 상황에서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지난 6월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도 경영권을 방어한 만큼 향후 그룹 발전에 집중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