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관 후보들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미루기 질타, 판문점선언 국회비준 동의도....

[일간투데이 김승섭 기자] 행정부를 대상으로 한 입법부의 국정감사가 시작된 10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정감사는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권능"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 같이 말한 뒤 "국회로서는 행정부를 견제하는 입장이지만 행정부로서는 1년간의 행정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민께 정부가 하고 있는 일을 소상히 답한다는 자세로 성실하게 (국정감사에)임해주기 바란다"며 "특히 타당한 지적과 합리적 대안은 적극 수용해서 정책에 반영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한편으로 잘못된 지적과 오해에 대해서는 사실 관계나 정부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 국민들께서 공연한 걱정을 하지 않도록 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입법부에 대한 당부도 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도 헌법이 부여한 책무를 다해 주시기 바란다"며 "정부를 견제하는 잣대로 스스로 돌아보며 국회가 해야 할 기본적 책무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 스스로 추천한 헌법재판관 후보 3명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아직도 채택하지 않아 (지난)9월 19일 이후 헌법기관 마비사태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한 뒤 "국회의 책무 소홀이 다른 헌법기관의 공백사태를 초래하고, 국민의 헌법적 권리까지 침해하고 있는 상황을 조속히 해소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판문점선언 국회비준 동의도 마찬가지"라며 "판문점선언에 이어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 남북 간의 평양선언 등이 계속되고,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등 한반도의 상황이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국회는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을 상임위에 상정조차 하지 않은 채 제자리에 멈춰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국민들이 간절히 바라고 세계가 주목하는 한반도 평화의 새역사를 만드는 일에 국회도 동참해 주시고, 정부가 더 잘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음주운전과 관련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음주운전 교통사고에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이 25만명이 넘는 추천을 받아 올라와 있다"며 "그 청원이 말하는 대로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년간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30% 가량 감소했고, 음주운전 교통사고 사망자 수도 50% 넘게 줄어들었다"며 "이렇게 꾸준히 좋아지고는 있지만 음주운전 사고는 여전히 매우 많다. 지난 한 해 음주운전 사고는 2만건에 가깝고, 그로 인한 사망자 수는 439명, 부상자는 3만 3천 364명에 달한다"고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주목할 점은 음주운전은 매우 재범률이 높다"며 "3회 이상의 재범률도 20%에 달하는데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이 엄중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1년간 음주운전으로 3번 이상 적발돼 운전면허가 취소된 사람이 무려 10만명이 넘을 정도로 음주운전은 습관처럼 이뤄진다"면서 이제는 음주운전을 실수로 인식하는 문화를 끝내야 할 때"라고 방침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동승자에 대한 적극적 형사처벌, 상습 음주운전자 차량 압수와 처벌 강화, 단속기준을 현행 혈중알코올농도 0.05%에서 0.03%으로 강화하는 방안 등을 추진 중이지만 이것만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될 수 있을지 되짚어 봐야겠다"며 "특히 재범 가능성이 높은 음주운전 특성상 초범이라 할지라도 처벌을 강화하고, 사후 교육시간을 늘리는 등 재범 방지를 위한 대책을 더욱 강화해 주기 바란다"고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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