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팀 정우교 기자
[일간투데이 정우교 기자] 10일 국감장에는 벵갈 고양이가 등장했다. 선동열 감독이나 12일 출석할 것으로 알려진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보다 더 충격적인 참고인이다.

사살된 퓨마 이야기를 하기 위해 비슷하게 생긴 벵갈 고양이를 가져왔다는 김진태 의원의 설명은 더 충격적이었다. 탈출한 퓨마에 대해 정부의 대응이 과도했다는 지적이 목적이라는데 몸을 웅크린 채 앉아 있던 고양이의 모습에 눈이 가는 것은 사실이었다. 김 의원의 설명에 공감하는 것이 아니라 고양이가 불쌍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굳이 데려와야 했을까. 국민들은 겁에 질린 고양이의 표정을 봐야 했을까. 퓨마가 사살된 이후 많은 사람들은 김 의원처럼 대응이 과도했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실제로 생포 가능성과 관리자의 책임 등에 문제가 제기됐다. 하다못해 김 의원의 지적처럼 퓨마에 대한 이낙연 총리의 SNS 발언이 과도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김 의원처럼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 위해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하는 것은 잘못됐다. 우선 벵갈 고양이를 데려온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 퓨마와 비슷하게 생긴 동물을 가져왔다는 것이라는데 주로 지적했던 것은 정부의 대응이었다.

차라리 사살된 퓨마의 생전 사진을 보여주거나 정부 대응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중점적으로 들려주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게다가 고양이는 고양이대로 '하악질'(입을 크게 벌리며 '하악'소리 내는 행동, 스트레스받거나 고통스러울 때 한다고 함)을 했다고 하니 김 의원은 아무 관련 없는 고양이를 괴롭힌 것 밖에 되지 않는다.

퓨마에 대한 설명은 일목요연했지만 고양이에 대한 배려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김 의원은 퓨마와 벵갈 고양이가 도대체 어떤 연관이 있다고 본 것일까. 게다가 국감 전부터 벵갈 고양이를 가리켜 '이색 증인'이라고 표현한 것도 배려가 없다고 판단한 이유다.

멀리 있는 퓨마는 생각하면서 가까이 있던 벵갈 고양이의 안전은 염두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동물 보호를 설명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더 나아가 정부 대응에 대한 지적도 타당치 않게 들려 버렸다. 그저 벵갈 고양이는 이슈를 일으키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며 동물학대 논란이 나올 수밖에 없다. 영문도 모른 채 출석한 고양이에게 "고생 많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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