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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연의 법고창신] 빈부차
  • 황종택 주필
  • 승인 2018.10.14 13:06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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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 평등-. 삶의 만족도를 결정짓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달리 말해 상대적 박탈감은 인간의 행복지수를 크게 떨어트리는 여러 기준 중 주요한 몫을 차지한다.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속성 상 빈부차가 없을 수 없지만, 상식을 초월할 정도로 극심하면 위화감으로 인해 국민통합에 장애물로 작용한다. 금·은·동·흙수저의 비율 확대나 고착화를 경계해야 한다.

한국 사회의 부(富)의 불평등 구조를 대하면 우울함이 해일처럼 밀려온다. 국세청의 '소득 천분위' 자료(2016년 귀속)에 따르면 우리나라 상위 0.1%의 연간 근로소득은 6억6천만원이고, 하위 10%의 1인당 연간 근로소득 70만원이다. 1천배 차이다.

우리나라는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외환위기 이전인 1995년에만 해도 상위 10%의 소득집중도가 29.2%로 미국(40.5%)은 물론 싱가포르(30.2%), 일본(34%), 영국(38.5%), 프랑스(32.4%), 뉴질랜드(32.6%) 등 비교대상 대부분의 국가보다 낮았다.

■심해지는 소득격차…상하 1천배

이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성과가 대부분 상위 10% 소득층에게 집중적으로 배분됐음을 의미한다. 정부와 기업 등에 주어진 과제가 무겁다. 소득 불평등은 학력과 직업의 대물림 현상으로 이어져 사회적 이동을 어렵게 한다.

사실 부의 불평등은 전 세계적인 문제로 부상한 지 오래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이 발표한 보고서 '99%를 위한 경제'에 따르면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제프 베저스 아마존 창업자 등 세계 최고의 갑부 8명의 재산이 세계 소득 하위 50% 인구의 재산과 맞먹는다. 이들 '슈퍼리치'의 재산이 소득이 적은 36억명의 재산과 같다는 뜻이다. 부의 편중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1988~2011년 세계 최하위 10%의 소득이 매년 1인당 3달러(3천500원) 증가하는 동안 최상위 10%의 소득은 매년 1만1천800달러(약 1천400만원)씩 불어났다. 상위층의 증가 속도가 하위층의 약 4천배나 된다.

문제는 경제적 양극화의 문제는 우리에게 강 건너 불이 아니라는 점이다. 빈부 격차와 사회 양극화는 이미 우리 사회의 고질이 된 지 오래다. 정부와 기업 등에 주어진 과제가 무겁다. 소득 불평등은 학력과 직업의 대물림 현상으로 이어져 사회적 이동을 어렵게 한다. 정부는 더 늦기 전에 적극적으로 소득불평등 해소책을 마련해야 한다. 누구나 올곧고 성실하게 노력하면 '꿈'을 이루고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주는 사회 구현이 절실하다.

사실 서민의 꿈은 소박하다. 소찬(素饌)이지만 먹고사는 데 걱정 없고, 누추해도 거처할 작은 집 한 칸 장만하길 꿈꾼다. 힘 있고 가진 자들은 권세와 명예, 더 많은 재물 등을 바라지만 소시민은 당장 오늘의 생계를 걱정하며 살아가고 있기에 그렇다.

■'계층 간 이동 사다리' 복원 시급

그럼 정치, 정부란 무엇인가. 유가(儒家) 최고 경전의 하나로서 권위를 인정받는 '상서(尙書)' 대우모 편에는 "정치란 백성을 잘 돌보는 데 있다.(政在養民)"고 명쾌하게 규정하고 있다. 백성이 '마음 편하게 배부르고 등이 따뜻해야 함'을 뜻한다. 후한 말기 사상가 왕부도 저서 '잠부론(潛夫論)'에서 "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백성을 부유하게 하는 것을 근본으로 삼아야 한다.(爲國者 以富民爲本)"고 말해 상서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중국 역사에서 대표적 태평성대인 '3대 성세(盛世)'가 있다. 한나라 문제와 경제의 치세인 '문경(文景)의 치(治)', 당나라 태종의 치세시기인 '정관(貞觀)의 치', 청나라 강희제·옹정제·건륭제 130여 년의 통치로 이어진 '강옹건(康雍乾) 성세'이다. 공통점은 권력층이 천하에 해 끼치는 일을 하지 않고, 백성이 고루 잘살 수 있도록 선정을 베풀었다는 사실이다. 소득 불평등은 대물림 현상을 낳아 사회적 이동을 어렵게 한다. 누구나 올곧고 성실하게 노력하면 '꿈'을 이루고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주는 사회 구현이 절실하다.

정치는 국민에게 봉사하는 '위민(爲民)'을 생명시해야 한다. "나라 다스리는 이치를 바르게 터득하면 나라가 비록 작더라도 부유해진다(明於治之數 則國雖小富)." 대표적 법가 '한비자'의 충고다.

한국 사회의 불평등지수를 개선, 계층 간 이동을 원활케 하는 해결과제가 적잖다. 미래를 꿈꾸는 이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 10조는 '모든 인간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실종된 '계층이동 사다리'를 복원할 때다. 시급히!.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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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 주필 resembletree@dtoday.co.kr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전문위원, 전 세계일보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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