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알마티 고려인협회 간부들 밝혀
아천문화교류재단과 민간 예술분야 교류 공감
가야금병창 박현주 명창 공연 감상 큰 갈채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 블라디슬라프 최 부회장(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과 아천문화교류재단 장연수 이사장(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등이 13일 간담회를 갖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황종택 대기자

 

알마티(카자흐스탄)=황종택 대기자 resembletree@dtoday.co.kr

“고려인 고유의 역사와 전통문화, 관습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 제1의 도시로서, 20여 년 전인 1997년 12월까진 수도(首都)였던 알마티에서 만난 블라디슬라프 최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 부회장의 말이다. 제6차 아스타나 국제전통종교지도자대회에 우리나라를 대표해 참가한 아천문화교류재단(이사장 장연수) 임원 및 참가자들은 대회 이튿날인 13일 알마티 소재 한국식당에서 최 부회장과 국립예술아카데미 소속 알마티 고려극장 김 데니스 부회장 등 고려인협회 간부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장연수 이사장은 1937년 러시아 연해주에서 강제이주를 당해 카자흐스탄 등지에 정착한 고려인들이 신산했던 삶을 극복, 가장 성공한 민족 중 하나로 위상을 다진 모습에 경의를 표했다. 이어 장 이사장은 고려인협회 관계자들에게 향후 아천문화교류재단에서 중앙아시아에 거주하고 있는 고려인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회복을 위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임을 밝히고 상호 협력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고려인협회 간부들은 알마티 고려극장 등에서 노인합창단을 비롯한 다양한 공연을 펼치고 있음을 소개하고, 아천문화교류재단 문화예술단이 카자흐스탄에서 공연하길 기대한다며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국과 카자흐스탄 양국 간 민간 예술분야 교류를 위한 발판을 다진 자리였다. 또한 고려인협회 간부들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바탕한 남북한 교류 및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데 동포로서 가교역할을 충실히 하고자 한다”고 감동어린 소회를 밝혀 울림을 주었다.

 

제5회 설잠문화예술대전에서 특별상인 국회의장상을 받은 가야금병창 박현주 명창이 간담회 후 공연하고 있다. 사진=황종택 대기자


간담회 참석자들은 국제평화지도자연합(IAPL)과 아천문화교류재단이 지난 9월 국민통합과 평화통일을 위해 공동 개최한 제5회 설잠문화예술대전에서 특별상인 국회의장상을 받은 가야금병창 박현주 명창의 공연을 함께 감상하고 큰 갈채를 보냈다.

한편 1937년 이래 중앙아시아에는 약 17만명의 고려인이 강제 이주돼 주로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지에서 새로운 삶의 둥지를 틀었다. 그 때 강제 이주된 한인 중에는 항일 애국지사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홍범도 장군(1868-1943)을 비롯한 애국 투사들도 있었다.

고려인들은 척박한 여건을 무릅쓰고 카자흐스탄에 논농사를 도입한 민족이다. 아울러 교육에 대한 열의가 대단해 대학교 이상의 학력 소지자가 가장 높은 민족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고려인 중에는 정계, 학계, 의학계 등 전문직과 사무직 종사자가 절반에 이르고 있을 정도로 지도적 위상을 보이고 있다. 한반도 평화통일과 21세기 한민족의 세기 구현에 카자흐스탄 고려인의 역할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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