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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리스크' 덫에 걸린 항공업계-하] 항공업계 생태계 교란의 주범이 된 오너일가“진정한 리더 대신 사회적 공분 자초해서는 안 돼”
   
▲ 지난 8월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금호아시아나 본사 로비에 전시된 모형 항공기 앞으로 한 시민이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윤명철 기자] 항공업계 오너리스크의 덫은 해당 산업의 생태계를 위협할 뿐 아니라 신용도 추락과 주가 하락 등 기업 생존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악재다. 이제는 갑질 논란의 대명사가 된 항공업계 오너의 일탈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양극화 현상을 극대화한 사회 문제로 대두될 정도다. 2018년 대한민국 항공업계의 상징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을 강타한 오너리스크는 반드시 사라져야 할 적폐 중의 적폐라고 볼 수 있다.

■ 오너家, 항공업계 생태계 교란의 주범?

오너리스크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해당 산업계의 생태계를 교란시킨다는 것이다. 대한항공 오너 일가 논란의 직격탄을 맞은 데는 다름 아닌 진에어다.

한진그룹의 자회사인 진에어는 지난 2017년 여객수 기준 국제선 점유율 6.3%, 국내선 점유율 11.5%를 차지하는 국내 2위 저비용항공사다. 특히 대한항공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국내 저비용항공사 중 유일하게 중대형기(B777)를 운영해 장거리 노선에 취항하고 있다.

하지만 조현민 전 전무의 국적 문제로 한국 항공업史에 유례없는 면허취소 위기를 맞았다. 한마디로 오너 한 명의 잘못으로 수천 명의 임직원이 한순간에 직장을 잃을 뻔한 것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8월 6일 금융위(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자사의 ‘회사위험’에 대해서 특수관계인의 평판 관련 위험을 공시했다.

당시 대한항공은 “미국 국적의 조현민(조에밀리리) 전 전무가 2010년부터 2016년 3월까지 진에어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던 건에 대해 주무부서인 국토교통부에서 내부 감사 및 행정처분을 위한 검토가 진행됐다”고 공개했다.

이어 “진에어의 경우 당사와 직접적인 지분관계가 없으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한진 기업집단에 속해 있기에 그룹 평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행히 지난 8월 국토교통부는 진에어의 면허를 유지했지만 경영문화가 개선되기까지 항공기 도입을 제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의 성장을 주도할 오너家가 도약의 발목을 잡은 격이 됐다.

또 대한항공은 이날 한진그룹 오너 일가인 특수 관계인의 평판 관련 위험도 공개했다.

회사 측은 조현민 전 대한항공 광고담당 전무에 대해 폭행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수사와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특수상해와 상해, 특수폭행,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상습폭행, 업무방해, 모욕 혐의 및 조양호 회장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사기와 약사법 위반,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등 5가지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 사실을 공개했다.

최근 조현민 전무는 특수폭행과 업무방해는 무혐의 처분을 받아 사실상 면죄부를 받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조양호 회장은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아야 한다.

 

한진그룹 총수 일가, 좌측부터 조현민, 이명희, 조양호, 조현아. 사진=연합뉴스


■ 주가 급락과 투자자 외면 자초

문제는 투자자 입장에선 대한항공 오너家의 일탈로 대한항공 및 계열회사의 기업 이미지 저하 위험 등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대한항공 주가는 지난 4월 10일 3만5천950원까지 올랐으나 10월 17일 오후 1시 30분 현재 2만5천700원대에서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연금도 대한항공 지분 중 무려 95여만 주를 매도하며 대한항공 투자비율을 대폭 감소시켰다. 지난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달 21일 대한항공 지분 95만6961(1.01%)주를 팔았다. 국민연금의 대한항공 지분율은 11.65%에서 10.64%로 줄어든 것이다.

반면 대한항공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 3천881억원을 상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7일 IFRS 연결 기준 매출액 3조 5,012억원(YoY +8.9%), 영업이익 3천881억원(YoY +3.7%)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즉 대한항공이 사업을 잘해도 오너 일가의 일탈이 투자자의 마음을 돌리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려준 것이다. 만약 오너리스크가 없었다면 대한항공의 매출과 이익은 더 높아졌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아시아나 항공도 마찬가지다.

아시아나 항공은 지난달 4일 지난 8월 16일 주주 8명이 박삼구 회장 등 현직 이사들을 상대로 기내식업체 변경과 관련, 약 704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주주대표 소송을 제기했다. 주주들의 불만이 법적 분쟁까지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 항공 주가는 박삼구 회장 논란과 기내식업체 파문이 발생하기 전 지난 4월 30일 5290원에 종가를 기록했으나, 10월 17일 오후 1시 30분 현재 3860원을 기록하고 있다. 주가 하락세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은 자회사인 아시아나 IDT가 지난달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해 11월 상장을 목표로 삼아 적극 추진 중이고, 에어부산도 연내 상장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만약 두 자회사가 상장이 된다면 오너리스크의 덫에서 벗어날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대로 상장에 실패한다면 오너리스크 쇼크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7월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아시아나항공 촛불문화제에서 대한항공 직원연대 직원이 한진그룹 총수일가 구속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정우교 기자


■ 한 마리의 사자 대신 사회적 공분 자초?

“한 마리의 사자가 백 마리의 양을 지휘하는 것이 한 마리의 양이 백 마리의 사자를 지휘하는 것보다 더 낫다.”

리더의 역할을 강조할 때 자주 인용되는 문구다.

조현민 전 전무는 이른바 물컵 갑질 의혹에 대해서 검찰로부터 일부 무혐의로 불기소됐다. 법적으로는 사실상 면죄부를 받았으나, 국민의 공분은 더 거세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가진 자의 특혜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물론 재벌 2~3세의 갑질 파문은 하루 이틀의 이야기가 아니다. 대한민국 기업이 성장하면서 잊을만하면 터져 나오는 약방의 감초와 같은 존재다. 하지만 상생과 공존이 요구되는 시대적 요청은 재벌家에 더욱 엄격히 적용된다.

항공업계 재벌 2~3세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한 마리의 사자’다. 시대가 요청하는 역할을 외면하고 자칫 ‘한 마리의 양’이 돼 ‘백 마리의 사자’를 양으로 만든다면 기업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

전 세계가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해 글로벌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리더의 역할 대신 사회적 공분의 주범이 된다면 한 개인 뿐만 아니라 기업 더 나아가 산업계 전반의 적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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