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부동산부 송호길 기자.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서울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를 되찾는 모습이다. 9·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강남 3구 아파트값이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일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저가 매물이 등장하면서 일반 아파트의 호가도 덩달아 내려가고 있는 분위기다. 집값 폭등의 진원지로 꼽히는 강남 3구가 약세로 전환되면서 부동산 규제 대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언제까지 약발이 받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03% 올라 지난달 1일 이후 7주 연속 오름폭이 줄었다. 특히 이 중 서초구와 강남구의 아파트값은 0.02% 떨어져 서초구는 지난 6월 셋째 주 이후 18주 만에, 강남구는 7월 셋째 주 이후 14주 만에 첫 하락을 보였다. 송파구 역시 아파트값이 이번 주 0.04% 떨어지면서 7월 둘째 주 이후 15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이처럼 대책 발표 이후 한 달여 만에 강남 불패 신화가 깨지면서 향후 서울 집값 변동이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다. 당장 오는 31일 금융당국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70% 규제를 적용한다. 정부가 가계대출을 옥죄면서 자금줄을 차단해 부동산 투기 수요도 잡는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미국이 금리를 올린 만큼, 국내 금리 인상 전망이 우세해 당분간 집값 안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속적인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공급 정책도 뒤따라야 한다. 정부는 그린벨트 해제 카드를 꺼내 들어 주택신도시를 공급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서울시의 반대에 부딪혀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했다. 더욱이 3기 신도시 계획은 집값 하락을 우려한 2기 신도시 주민들과 환경단체의 반발에 직면해있다. 정부는 3기 신도시 건설로 인해 서울 집값을 확실히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스스로 물음표를 던질 필요가 있다.

이렇듯 안심은 금물이다. 각종 규제로 갈 곳 없는 유동성 자금이 단발성 호재로 인해 한꺼번에 부동산으로 몰릴 경우 사태 수습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최근 박원순 서울 시장의 '용산 개발' 발언 한마디로 인해 서울은 물론 수도권 일대까지 집값이 고공 행진한 바 있다. 대출 규제 등의 수요 억제책은 이미 학습효과가 돼 있어 규제 효과는 단발성에 그치기 쉽다. 수요자가 선호하는 입지에 공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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