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수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리스크 애널리틱스(Risk Analytics) 담당 이사

■ 사자성어로 본 빅데이터 분석의 의미

큰 깨달음은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얻어진다는 의미로 ‘착륜지의(斲輪之意)’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수레바퀴를 깎는 느낌을 뜻하는 것으로 오랜 기간 손으로 터득한 느낌은 켜켜이 경험이 쌓여 체화된 지식을 의미한다. 물론 경험은 비즈니스에서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걸려 어떤 문제에 대해 깨닫게 된다면 이미 뒤늦은 일이 될지도 모른다. 데이터 분석 관점에서 보면 시간이 지난 뒤의 깨달음 보다는 시의 적절한 것이 데이터의 가치를 극대화하는데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과거(바로 어제 포함)의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오류를 조기에 파악할 수도 있고, 적절한 시점에 바로잡을 수도 있다. 또한 어디에 리스크가 상존하여 경영목표 달성을 저해하는지 파악 할 수 있다. 때로는 과거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시사점을 얻는 것을 ‘타산지석(他山之石)’이라는 말로 대신할 수도 있다.

최근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 발전하면서 대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여 시각화하는 기법이 각광 받고 있다. 이를 "눈빛이 종이의 뒤까지 꿰뚫어본다"는 의미인 ‘안광지배(眼光紙背)’라는 사자성어로 표현할 수 있다. 사람의 눈으로는 보기 힘든 것을 빅데이터 분석 기법을 통해 마치 종이의 뒤를 꿰뚫어 보는 것처럼 대용량 데이터를 이해하고 분석하며 마치 종이의 뒤를 꿰뚫어 보는 듯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최근 빅데이터 기술에 머신러닝(기계학습), 인공지능(AI) 기술이 더해지면서 미래예측이 화두가 되고 있다. 보다 자세히 말하면 머신러닝이나 인공지능은 대량의 데이터와 사례를 컴퓨터에게 학습시켜 의사결정을 보다 정교하게 할 수 있게 도와 실패확률을 낮추기 위한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사자성어로 표현하면 장래(將來)를 미리 예측(豫測)하는 날카로운 견식(見識)이라는 의미로 ‘선견지명(先見之明)’이라 할 수 있다. 치열한 경쟁으로 한 치 앞을 내다 보기 힘든 불확실성이 높은 비즈니스 환경을 생각해 보면 경쟁자들 보다 한 발 앞서 미래를 내다 보는 또 하나의 눈을 갖게 된다면 그 보다 더 강력한 무기는 없을 것이다.


■ 진화되는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최근 국내외 많은 기업들이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구축에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빅데이터 활용을 위해서는 데이터 저장부터 처리에 이르기까지 인프라 개선이 필요하고, 적시에 수요자 중심의 리포트 생성 및 공유를 위해서는 데이터 분석 기법과 시각화 도구가 필요하다.

경영진은 KPI(핵심성과지표)와 KRI(핵심리스크지표)를 수시로 보고 의사결정에 도움을 얻고자 하는 요구가 높다. 이를 위해 유용한 정보를 생산하여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고도화된 애널리틱스 기법을 활용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빅데이터 안에 숨겨진 함의를 뒤늦게 찾아 시사점을 얻는 것이 데이터 분석의 주 목적이었다. 최근에는 통찰력을 얻기 위한 데이터 탐색과 시각화 도구를 활용해 직관적인 대시보드를 자유자재로 만들어 업무에 활용하는 방향으로 데이터 분석의 목적이 변화하고 있다.

여기에 머신러닝과 인공지능 기술이 더해지면서 미래예측을 위한 도구로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 기법을 통해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환경이 구축되면서 데이터 가치도 더불어 증가하게 되었다. 자원의 보고라 불리는 바다와 마찬가지로 데이터는 유용한 정보의 보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찰력을 넘어 선견지명으로 진화해 가는 빅데이터 분석은 이제 비즈니스 경쟁력을 위한 필수 도구로써 자리매김하고 있다.

■ 데이터 시각화 최근 동향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딜로이트(Deloitte)의 글로벌 주요 기업 CFO(재무최고책임자)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문 응답의 약 40%에 해당하는 기업들이 재무회계와 관련해 ‘데이터 시각화(Data Visualization)’ 기술을 실무에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주로 활용하는 분야는 고객 유지와 프로모션을 위한 고객 데이터 분석, 비즈니스 운영과 관련된 각종 리포트 개발, 그리고 리스크 관리에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데이터 시각화 기술을 활용해 데이터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다음의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데이터를 활용해 유용한 정보로 확대 재생산하기 위해서는 쉽고 빠르게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집단지성에 의한 데이터 탐색과 분석이 가능하도록 정보공유를 공유하여 가치를 높이는 것이 허용되는 데이터 활용 문화가 필요하다. 둘째, 빅데이터 처리 기술을 활용해 거의 실시간에 가까운 분석이 가능해야 한다. 실시간 매출 분석이 가능할 경우 맞춤형 프로모션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전국 단위 또는 글로벌 단위의 물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고,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통해 예측 가능한 유지보수와 관리가 가능해 진다. 셋째, 다차원 분석을 통해 정보 수요자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정보를 활용하는 수요자는 경영진부터 중간 관리자, 실무자 등 다양할 수 있다. 이 때 각각의 관점과 필요에 따라 분석 리포트를 다양하게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동적인 분석과 대화형 조회가 가능해야 한다. 정해진 지표만 확인이 가능할 경우 분석의 범위가 좁아 상황에 따른 다이내믹한 분석이 어렵게 된다. 따라서, 필터링 조건을 사용하거나 변수를 다양하게 적용해서 마치 대화하듯 데이터를 조회하고 사용자가 편리하게 화면을 제어하여 다양한 분석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 데이터 시각화, 비즈니스 경쟁력을 높이다.

비즈니스에서 데이터를 활용하는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IT 부서에 의뢰하여 정의된 요구사항에 대한 리포트를 활용하는 것에 그쳤던 과거에 비해 최근에는 실무자들이 직접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형태의 분석 리포트를 생산하여 업무에 활용하는 추세다. 매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업의 역량을 집중해야 할 부분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고, 성과관리를 위한 마이크로 매니지먼트가 가능해진다.

또한 기업의 잠재된 리스크를 파악하고 비정상적인 거래 패턴, 부정(Fraud)를 식별하기 위한 리스크 관리 목적으로 데이터 분석이 활용되기도 한다. 데이터 시각화 도구를 사용해 재무관리를 위한 기본적인 업무를 자동화하고, 다양한 분석 리포트 개발하여 관련 담당자들과 공유함으로써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기업들은 고도화된 데이터 분석 기법을 활용해 비즈니스 추세 파악과 예측을 통해 전략을 수정하고 오류를 줄이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빅데이터 활용에 투자함으로써 분석의 수준을 높여 비즈니스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 따라서, 4차산업혁명 시대에 데이터 시각화를 도입하는 것은 비즈니스에서 볼 수 없던 것을 보는 능력과 미래를 내다 보는 선견지명을 갖추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채수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리스크 애널리틱스(Risk Analytics) 담당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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