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층과 그 가족의 사회적 책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사리가 이러함에도 재벌가의 오만불손한 '갑질' 행태가 또다시 불거져 여론이 들끓고 있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옛 부하직원을 상대로 '갑질 폭행'을 한 동영상 공개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양 회장은 검은 옷을 입은 한 남성에게 돌연 욕설을 하고 뺨을 때리는 등 폭행을 가하고 있다.

한데 양 회장은 또 다른 폭행 사건의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에 따르면 양 회장은 2013년 12월 아내와 외도한 것으로 의심하고 A씨를 상대로 동생과 지인 등을 동원해 폭행한 혐의(특수상해)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해 6월 뒤늦게 양 회장 등을 검찰에 고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초 경기 성남지청은 양 회장 일당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지난 4월 서울고검으로부터 다시 수사하라는 '재기수사 명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양 회장이 직원들을 시켜 동물을 학대하는 내용의 동영상도 공개됐다. 동영상에서 양 회장은 백숙을 먹자며 직원들에게 석궁으로 닭을 잡으라고 강요했고, 몇몇 직원은 일본도로 닭을 잡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너 경영인들의 비윤리적 갑질이 이런 식으로 되풀이 돼선 안 된다. 갑질은 장기적으로 갑에게도 결코 이익이 되지 않는다. 부도덕한 리더를 가진 회사는 외부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돼 미래가 어두워진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우월적 지위에 있는 이들의 '갑(甲)질'은 비판받아 마땅하고, 조속히 시정돼야 한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 경제적 평등이나 정치적 민주주의가 자리 잡지 못했기에 부의 양극화, 권위주의가 나날이 심해지고 있고 갑질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사회적 불평등과 부의 양극화 같은 사회 구조적 모순을 해소하고, 사회적 약자의 인권 신장을 기하는 정부 정책 및 시민의식 제고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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