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채용 키워드 'AI'…자소서부터 면접까지 도입
취업박람회·면접특강…취준생 위한 체험 프로그램 등장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기업들의 채용 분위기에 변화가 감지된다. 출신 학교와 스펙만으로 인재를 뽑던 과거에서 벗어나 직무경험과 인재상에 기준점을 두는가 했더니 현재는 AI(인공지능)이 채용의 키를 쥐게 됐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과 금융기업, 제약회사까지 분야를 막론하고 채용에 AI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자기소개서의 표절 여부부터 면접 시 태도와 목소리까지 AI가 검토하고 평가해 합격한 사람만이 좁은 취업의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승자가 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올해 채용 키워드 'AI'

올해 하반기 공채부터는 특히 AI 도입이 활발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9월 진행된 하계 인턴사원 공채에 AI 시스템을 활용했다. CJ그룹도 제일제당과 대한통운, ENM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8개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에 AI 서류전형 평가툴을 도입했다. 오리온도 올 하반기 공채에 '온라인 AI 면접'을 포함시켰다.

채용비리로 몸살을 앓았던 금융권도 공정성을 제고를 위해 AI를 도입했다. KB국민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지난 9월 면접에 AI를 활용했다. 하나은행도 하반기 신입행원 채용 절차 중 2차 면접인 온라인 면접을 AI 시스템으로 진행했다. 아직은 대면 면접 시 참고 자료로 만 활용한다. 

질환 진단 및 신약 개발 등에 AI를 활용해온 제약 업계는 이를 채용 분야로 확대했다. 한미약품은 제약업계 최초로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에 AI 면접을 적용했다. 지원자와 컴퓨터가 질의응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AI가 목소리와 표정 변화, 사용 단어 등을 분석·평가한다. 

JW그룹은 JW중외제약 등을 포함한 JW그룹 하반기 정기 공채에는 인적성검사 단계에서 AI가 활용됐다. 일동제약도 지원자의 표정과 맥박, 목소리 톤 및 속도, 어휘 사용 등을 분석해 해당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추천하는 AI 면접을 도입할 예정이다. 


■ AI 시대 대비한 박람회·특강

AI 채용 범위가 서류와 면접에서 인적성검사까지 확대되자 취준생들은 취업 부담감과 시간, 비용이 더욱 증가했다고 토로했다. 구인구직 포털 사람인 조사에 따르면 구직자 47.5%가 AI 면접 도입으로 '취업 부담감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취업 준비 시간이 늘었다'고 생각하는 구직자는 51.5%, '비용이 늘어났다'는 응답자도 36.6%나 있었다.

이에 각종 채용박람회와 면접 관련 특강에서는 구직자들의 AI 채용에 대한 부담과 궁금증을 덜어주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남대학교는 AI 면접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달 22일 융합인재교육원 세미나실에서 관련 업체 전문가를 초빙해 AI 면접 특강을 가졌다. 전남 나주 혁신도시에 공공기관과 은행권에서 AI 채용 시스템을 속속 도입하는 흐름에 맞춰 취업과 진로 지도 담당 교직원과 학생을 위해 관련 특강과 프로그램들을 개설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용섭 광주 시장이 지난달 23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광주권 일자리 박람회'에 참석해 AI 기반 온라인 면접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광주광역시


광주시도 지난달 23일 열린 '광주권 일자리 박람회'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하고 AI 면접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이에 앞서 온라인 AI 면접 참가자를 신청받았으며, 261명의 구직자가 온라인을 통해 사전 면접에 참여했다. 방문객도 이를 체험할 수 있도록 AI 면접 체험관도 운영했다.

취업교육 전문 기업 ㈜에듀스는 지난 9월 경북대와 한국과학기술대 취업박람회에서 딥러닝 기반 자기소개서 분석 솔루션인 '아리(ARI)'를 선보였다. 아리는 AI를 통해 자기소개서를 검토는 물론 결과를 토대로 가이드를 제시해주는 시스템이다. 

한 기업의 인사담당자는 "자기소개서 진실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면접관의 주관적인 평가를 배제할 수 있는 등 공정성을 위해 AI를 도입은 점차 확대될 예정"이라며 "지원하는 기업에 AI 전형이 있다면 이에 대비해 특강과 박람회 등을 참고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기존 취업 준비와 동일하게 성실하고 정직한 태도로 임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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