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 간 전화 통화는 지난 7월 미·중 무역전쟁 개시 이후 처음이다. 무역을 비롯해 군사, 외교 분야에서도 갈등이 확산되는 두 나라를 감안하면 두 정상의 대화 내용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에 한때 글로벌 금융시장이 반색하면서 한국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일제히 올랐다.
그러나 혼재다. 미·중 무역협상 전망에 대한 엇갈린 발언이 쏟아지면서 2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는 0.43%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7.31포인트(0.63%) 내린 2,723.0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7.06포인트(1.04%) 하락한 7,356.99에 장을 마감했다.
무엇보다 오는 11월 말 G20 정상회의 기간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합의 도출 가능성을 두고 상반된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내각에 중국과 무역협정 초안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언론 보도가 있은 후 글로벌 주가가 상승했지만,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보도를 부인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중국과 협상 타결이 가까워졌으며 좋은 협상이 될 것이라고 발언, 증시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을 정도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물론 미·중 정상이 협상 실마리를 찾는다면 양국 경제를 포함 세계경제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이다. 하지만 성급하게 판단할 일은 아니다. 양국 이견이 여전한 탓이다. 미국은 중국에 지식재산권 침해와 기술탈취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한다. 이와 달리 중국은 미국산 제품을 더 많이 수입해 미국을 달래는 방향으로 대처하려 한다. 난제다.
우리 대응이 긴요하다. 국제통상 전문가들은 양국 정상회담에서 나올 수 있는 최선의 결과는 상호간에 관세부과 유예 정도로 예견하고 있음을 주목해야겠다. 미국이 중국의 기술발전에 대한 전면적인 봉쇄를 계속하고, 대만이나 남중국해, 군비경쟁 등 전략적 이슈를 둘러싼 양국 긴장이 계속되며, 더 고조될 위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국 수출 가운데 중국과 미국으로 간 물량이 각각 27%와 11%에 이른다. 한국의 대중 수출 중 중간재는 80%에 가깝다. 당국과 기업은 예측불허의 무역환경을 감안해 최악 상황까지 상정,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면밀하게 세우길 바란다.
일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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