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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쌓이는 규제에 시름 깊어지는 청년들
   
▲ 건설부동산부 송호길 기자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송년회 일정이 하나둘씩 잡히고 있다. 친구들은 물론 출입처 관계자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연말이 다가오고 있음을 체감하는 요즘이다. 지난해 대학 동창들과 가진 송년회 모임이 문득 떠오른다. 30대에 접어든 친구들이 여느 때와 달리 다소 진지한 이야기를 해서다. 오랜 구직 활동에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친구, 어려운 경제적 상황으로 연애를 포기한 친구, 또 같은 이유로 결혼을 포기한 친구 등 요즘 젊은 세대들의 고민이 한자리에 담겼다.

그렇게 1년이 지난 지금, 바뀐 건 거의 없다. 오히려 경제가 퇴보하고 있다는 점은 반박의 여지가 없다. 고용 지표는 꾸준히 역주행을 거듭해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이라 한다. 극심한 취업난 기조가 이어지면서 청년세대의 결혼 의지를 저하시키고 결국 출산율이 저하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당시 '일자리 대통령'을 자처하자 국민들이 무한한 신뢰를 보냈다. 하지만 현시점과 당시 기대감을 놓고 보면 상당한 괴리감을 안겨준다.

부동산 정책도 그렇다. 부동산 규제의 여파로 움츠렸던 부동산 시장은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를 중심으로 집값이 폭등해 이른바 '미친 집값'이 형성되기도 했다. 주택 시장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청년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이 흔들리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부동산 대책, 대출 등 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달 31일부터 현행 100%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70%로 낮춰 강화했다. 앞으로 모든 시중은행에서 자신의 연간 소득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넘으면 대출받기가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을 수밖에 없는 사회초년생은 대출이 거절될 가능성이 크다.

1천500조에 달하는 국내 가계부채 규모를 줄이기 위해 은행권 대출을 조이는 동시에 청년층의 돈줄도 옥죄고 있는 셈이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규제마다 허점 투성이다. 급하게 땜질식 처방만 백화점식으로 나열해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현장에서 청년들의 고충을 더 귀담아듣고 본질적인 원인을 짚어야 한다. 올해 송년회에서도 좌절감과 절망감에 빠진 친구들에게 우울한 경제 전망을 전해줘야 할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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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길 기자 hg@dtoday.co.kr

경제산업부 송호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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