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을 위한 국내외 AI 동향 및 주요 서비스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간투데이 정우교 기자] 시각장애인과 인공지능이 함께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의 대표적인 기술인 AI가 사람을 향하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 통신사들은 AI스피커로 시각장애인 전용 콘텐츠의 보급하고 있거나 AI를 통해 시각장애인들의 질문에 답하고자 노력한다. 해외에서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AI를 활용한 음성안내 어플리케이션이 출시됐다.

■ 국내 통신사, AI 활용해 시각장애인 서비스 출시-사물인식 국제대회 준우승

지난 9월 LG유플러스, 네이버,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함께 '소리세상'을 출시했다. 소리세상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서비스로 네이버의 AI플랫폼 클로바가 탑재된 AI스피커를 통해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의 시각장애인 전용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사진=LG유플러스


같은 달 SK텔레콤과 서울대학교 연구팀은 'VizWiz Grand Challenge 2018'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에서는 AI를 통해 시각장애인들이 직접 촬영한 이미지에 대한 질문에 답을 평가한다.

VizWiz Grand Challenge 2018 주최 측은 시각장애인이 느낄 수 있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 과제를 제안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의 김진화 박사는 무엇보다 현실적인 데이터에 대한 인식률을 높였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SK텔레콤 AI센터 T-Brain 김진화 박사가 ‘VizWiz Grand Challenge 2018’에서 수상자 발표로 연구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김두현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점자출판팀장은 12일 일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신기술의 등장 경향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서비스 기획·설계 단계에서는 무엇보다 대상자의 접근성에 초점을 두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리세상' 서비스에 대한 반응을 묻는 질문에 "AI스피커를 사용하기에 콘텐츠를 접근성은 높아졌고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다"면서 "서비스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 AI와 어플리케이션의 결합, MS사-아이폴리

해외의 경우는 어떨까.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7월 시각장애인을 위한 어플리케이션 Seeing AI (씨잉 AI)를 선보였다. 주변 사물을 인식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했다고 한다. iOS 버전만 출시돼 앱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씨잉 AI를 직접 다운받아 사용해봤다. 우선 이 어플리케이션은 영어로만 서비스된다는 점을 염두해주기 바란다. 짧은 문장과 문서, 바코드, 색깔 등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자동으로 사물을 인식한 음성을 들을 수 있다.

 

씨잉 AI 메뉴와 기본 화면. 사진=씨잉 AI


또한 사람 아이콘을 선택한 후 사진이나 상대방을 촬영하면 대략적인 나이와 함께 대상의 표정이나 외모도 묘사한다. 색깔이나 화폐를 설명해주기도 하는데 미국과 영국 캐나다, 인도, 유럽연합 화폐만 안내하고 있다.

이외에도 손글씨도 인식하는데 간단한 단어를 쓴 후 스마트폰을 갖다 대자 안내 음성이 흘러나왔다. 촬영방법도 간단하다. 대상에 스마트폰을 갖다댄 후 화면 어느 곳을 터치해도 촬영이 가능하다. 한국어로 서비스된다면 보다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비슷한 서비스로 호주의 스타트업 기업 '아이폴리'의 어플리케이션 '아이폴리'(Aipoly)가 있다. 이 어플은 나선구조신경망(인간 두뇌의 시신경 피질로부터 영감을 받아 탄생한 딥러닝 한 유형)을 통해 이미지와 언어를 동시에 이해해 사용자들에게 안내한다고 한다.

지난 5월 구글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어플 '룩아웃'을 개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올해 연말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AI기술이 탑재될 것이라고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과 인공지능이 결합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서비스로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설리번 앱 화면. 사진=설리번


■ AI 결합한 시각장애인 음성안내 어플리케이션, 국내서도 선봬

이같은 서비스가 국내에도 있을까. 구글플레이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어플 '설리번'도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시각장애인들에게 음성안내를 진행한다. 다른 스마트폰을 빌려 직접 설치해봤다.

앞서 소개했던 어플리케이션과 기본적인 기능에서는 유사했지만 어플 구동 중에서 사진첩이나 영상통화 기능을 바로 불러 올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 또한 화면 어느 곳을 탭해도 촬영됐던 씨잉 AI에 비해 설리번 어플에서 촬영하려면 중앙의 아이콘을 클릭해야한다. 현재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이뤄지고 있어 추가적인 기능을 기대해볼만한 서비스다.

'설리번' 서비스를 시작한 조수원 투아트 대표는 11일 일간투데이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회사 개발팀 직원 지인이 뇌종양 수술 후 시각장애 등급을 받았던 일을 계기로 시각장애인들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면서 "설리번은 클라우드 서버에서 미리 학습된 신경망을 통해 영상을 인식하고 그 결과값을 다시 사용자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는 방식이다"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이어 "씨잉AI, 아이폴리에 비해 설리번은 국내서 생활하는 시각장애인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개발되고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라면서 "목표는 설리번이 세상에서 가장 빠르고 정확한 인식성능을 가진 시각장애인 음성 안내앱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수를 위한 혁명은 반드시 실패한다. 생각을 공유하고 성과를 함께 이뤄야 혁명은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다. 4차산업혁명도 마찬가지다. 시각장애인이 묻고 4차산업기술이 답하며 함께 성장하는 미래, '모두의 4차산업혁명'은 그렇게 완성될 수 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