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 '인슈어테크 발전과 보험회사의 역할' 보고서 발간
"보험업법·의료법 규제 완화해 국내 인슈어테크 발전 계기 만들어야"

▲ 인슈어테크를 이용한 해외 보험회사의 사고예방 서비스 사례. 자료=보험연구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종합리스크 관리를 통해 보험사고를 예방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보험 이용의 편익을 증진하고 보험산업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인슈어테크(InsurTech·인공지능(AI)·블록체인·핀테크 등의 IT기술을 보험산업에 적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2일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인슈어테크의 발전과 보험회사의 역할 확대'라는 보고서를 통해 "해외에서는 보험회사가 인슈어테크를 이용해 사고를 예방하거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보험이 과거 개인 또는 기업이 사고로 손실이 발생했을 때 금전적으로 보상해주는 사후적·재무적 리스크 관리에서 사전적·종합 리스크 관리를 통해 사고를 예방함으로써 소비자들의 편익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업계 흐름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즈(Financial Times)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보험회사들은 다양한 기기와 장치를 이용해 개인의 사고 위험을 감지, 적절한 주의를 환기시킴으로써 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건강보험회사 바이탤러티(Vitality)는 고객에게 운동과 음식 섭취에 관한 조언을 함으로써 성인병 발병을 예방하고 있다. 유럽 보험회사 그룹인 제너랄리(Generali)는 차량에 특수 장치를 장착해 운전자가 위험하게 운전할 때 경고하는 시스템을 제공한다. RSA와 아비바(Aviva)는 고객의 주택 배관에 누수감지 장치를 탑재해 누수를 조기에 감지해 손실을 줄이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빔 덴탈 인슈어런스(Beam Dental Insurance)는 칫솔에 장착된 커넥티드(연결형)기기를 이용한 구강관리와 보험료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국내에도 계약자의 리스크 통제 노력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보험상품이 있지만 그 활용도가 낮다"고 꼬집었다. 지난 6월 금융당국이 발표한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출시 및 판매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생명·손해보험을 통틀어 4개 회사만이 건강증진형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고 자동차보험에서는 자동차 운행과 연계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UBI(Usage-based-insurance)를 판매하는 보험사는 2개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해외 인슈어테크 투자는 지난 2012년 3억7천만 달러에서 지난해 22억1천만 달러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관련 투자 통계도 집적되고 있지 않는 실정"이라며 "소비자들의 이익이 우선시되고 시장 질서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보험업법이나 의료법 등 관련 규제가 완화된다면 인슈어테크를 통해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종합리스크 관리 서비스를 보험회사가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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