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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 회계부정, 美선 '파산종말' 맞았는데…삼바 처벌 '대마불사' 적용했나美 엔론 회계 부정, CEO 24년형, 회사·회계법인 파산돼
'신 외감법' 개정 전 사안, 적용안돼…과징금 상향 입법 쉽지 않아
  • 이욱신 기자
  • 승인 2018.11.1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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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 사옥.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 대한 고의 분식 회계 판정 결론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4조5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회계 분식 규모에 비해 과징금 처벌 수준이 경미하다며 여론이 비등하고 있는 것이다. 향후 비슷한 사태의 재발을 막고 자본시장의 규율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상장폐지 등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 증선위는 삼성바이오가 2015년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기존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처리기준을 변경한 것은 자산을 부풀리기 위한 고의 분식 회계라고 판단했다. 법인 검찰 고발과 함께 대표이사는 해임 권고됐고 과징금 80억원이 부과됐다. 삼성바이오 주식은 바로 거래가 정지됐고 한국거래소 상장 폐지 심사 대상에 오르게 됐다.

여론은 분식회계 규모와 균형이 맞지 않는 경미한 처벌이라며 바로 끓어올랐다. 18일 현재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삼성이라고 봐주기식 벌금으로 끝나면 안 되고 반드시 상폐(상장폐지)되어야 합니다'·'삼성바이오 고의적인 회계 분식에 대해서 특검 수사 촉구합니다'·'삼성바이오로직스 일벌백계 강력 처벌하십시오' 등 삼성바이오 처벌 수준의 경미함을 질타하고 숨겨진 내막을 철저히 수사할 것을 촉구하는 청원이 다수 올라와 있다.

삼성바이오 처벌 수준과 비교되는 대표 사례가 지난 2001년 발생한 미국의 에너지 기업 '엔론(Enron)'의 회계 부정 사건이다. 엔론은 전기·천연 가스·통신 및 제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벌이며 직원이 2만명에 이르렀고 지난 2000년 1천110억 달러(약 125조6천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한 굴지의 기업이었다. 미국 경제주간지 '포춘(Fortune)'이 6년 연속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선정할 정도로 성공한 기업의 표상이었다.

하지만 지난 2001년 15억 달러(약 1조7천억원)의 대규모 회계 부정이 발각되면서 당시 회장 케네스 레이와 최고경영자(CEO) 제프리 스킬링은 미국연방법원에서 사기와 내부자 거래 등으로 각각 징역 24년 4개월, 24년의 중형 판결을 받는다. 레이 회장은 지난 2006년 심장마비로 사망했지만 스킬링 CEO는 14년을 복역한 뒤 감형돼 올해 8월 풀려났다. 이후 엔론은 공중분해되고 당시 외부 감사를 맡고 있던 미국의 5대 회계법인 중 하나였던 아서 앤더슨 역시 이 사건으로 인해 영업정지를 당하고 결국 파산하게 됐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지난 1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01년 미국기업 엔론은 15억 달러 규모의 분식회계가 드러나며 붕괴됐고 CEO 제프리 스킬링은 24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며 "미국이 금융과 자본시장의 선진국으로 인정되는 이면에는 이러한 원칙을 세우는 혹독한 과정을 통해 신뢰라는 사회적 자산이 축적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사례에 비해 국내 분식 회계 처벌 수준이 낮은 것 아니냐'는 여론의 지적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일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지난 1일부터 개정·시행 중인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이른바 '신 외감법')에 따라 기존 상한액 규정을 철폐해 분식회계 금액의 2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상향 조정했다"며 "이번 사안은 법 개정 전에 이뤄진 일이어서 적용되지 않지만 강화된 조치로 향후 비슷한 회계 부정을 예방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징금 상향 조정 입법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한 국회의원실 관계자는 "기업들의 비리가 밝혀지면 과징금을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빗발치지만 현실적으로 입법화가 쉽지 않다"며 "우선 보수 언론에서 포퓰리즘에 기반한 '과잉입법'이라고 거세게 비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안이 통과돼 수천억대 과징금이 부과되더라도 피징계 회사가 공정위·금융위 등 감독기관 전직 인사들을 동원한 불법 로비를 통해 가령 10%만 감경해도 회사측으로선 수백억원의 손실을 막는다"며 "과징금 상향 조치가 자칫 공정위·금융위 등 감독기관 퇴직 인사들의 고액 수입 확보 수단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밝혀진대로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이 여러 법조계 고위 인사들과 문자를 주고받은 사례에서처럼 삼성 등 재벌 대기업의 광범위한 법조계 로비로 인해 사법부 재판 진행과정에서 과징금이 경감되기 때문에 추가적인 과징금 상향 입법안이 통과돼도 그 실효성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이에 선대인 경제연구소장은 "이번에 드러난 삼성바이오 분식 회계의 죄질은 충분히 상장폐지돼야 할 수준이다"며 "이런 심각한 분식 회계를 눈감고 지나간다면 이후 더 많은 기업들의 분식 회계와 더 많은 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진다"고 단언한 뒤 "금융당국이 '대마불사(大馬不死)'의 논리에 빠지지 말고 삼성바이오의 죄질만 따져서 엄정하게 심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삼성바이오 관계자는 "(외국 사례와 비교한) 구체적인 처벌 수준에 대해 회사에서 언급할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며 "향후 있을 행정소송에서 회사의 입장을 소명할 계획"이라고 짧게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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