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의 몰입력을 사로잡은 명작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일간투데이 최유진 기자] 전주국제 영화제에서 찬사를 받은 화제작 '샘'이 29일 개봉을 앞두고 있어 19일 관전 포인트를 살펴보았다.

영화 '샘'은 교통사고로 안면인식장애를 갖게 된 남자 두상(김준영)이 첫사랑인 '샘'을 찾는 내용이다. 두상은 장애로 사람의 얼굴을 인식할 수 없지만 "장미는 보지 않아도 향기로 알 수 있다"며 무작정 첫사랑을 찾아 서울로 올라온다. 그런 두상 앞에 정체 모를 '그녀'가 나타난다. 유쾌하고 털털한 그녀는 두상 곁을 맴돈다.

# 웃음이 끊이지 않는 전개

'샘'은 최근 영화들에서는 볼 수 없는 흔하지 않은 전개로 충무로에 나섰다. 화려한 액션도 자극적인 스토리도 없지만 107분의 러닝타임 동안 관객들은 10분에 한 번씩 웃음을 터트리게 된다.

영화를 보며 관객이 던지는 '설마 그러겠어?'라는 의문에 감독은 설마 그런 전개를 내놓는다. 마치 감독과 배우와 관객이 서로 소통하고 같은 호흡을 주고받으며 영화를 감상하듯 지루함을 찾아볼 수 없다.

'샘'의 황규일 감독은 시사회에서 "'샘'이 개봉될 줄 알고 있었다"며 영화에 대한 자부심을 표했다. 그는 "영화도 생물 같다. 잘 돌봐주면 스스로 자라기 시작한다"며 "처음 '샘'을 만들고 관객들의 반응을 보았을 때 이 영화는 '걸음마를 뗐구나'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 두 배우의 색다른 열연

'샘'에서 두상의 첫사랑일지도 모르는 '그녀' 역을 맡은 배우 류아벨은 베테랑, 택시운전사 등의 영화에서 단역을 맡은 바 있다. 어디선가 본 듯 익숙한 얼굴의 류아벨은 영화에서 대학생, 일본인, 첫사랑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익숙했던 그녀의 얼굴이 조금씩 친숙해지면서 관객은 배우 류아벨의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샘'에서 착하고 순박한 '두상' 역을 맡은 배우 최준영은 시종일관 독특한 매력을 보여주었다. 큰 키와 호감형 얼굴뿐 아니라 최준영의 매력은 말투에서 뿜어져 나온다. 영화에서 뒷말을 길게 늘이는가 하면 사투리 섞인 독특한 억양으로 그는 꿈을 꾸듯 몽롱한 말투를 보여준다. 관객은 영화가 시작하면 그의 독특한 억양에 피식 웃음을 터트리게 되지만 영화가 끝나면 귓가에 최준영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맴도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좋은 영화는 관객을 지루하게 만들지 않는 영화다. 제작비가 100억이 들었던 스토리 구성이 탄탄하건 평을 내리는 것은 관객이다. 극장에서 상영을 시작하고 관객을 한순간이라도 지루하게 하는 영화는 어떤 유명 배우를 섭외했어도 졸작에 불과하다. '샘'의 경우 독립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게 관객의 몰입력을 사로잡았다. 개봉 전에는 독립영화에 불과했지만 개봉 후 관객을 만나 영화 '샘'은 명작으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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