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제품 가격 최대 2천원 인상…황금올리브 1만8천원
bhc 소송·엑소 출연 거짓 마케팅…악재 속 윤학종 대표 사임

상기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련없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BBQ가 여러 악재 속에서도 치킨 가격을 일부 인상했다. 19일부터 주요 치킨 가격이 1천∼2천원 오른다. 이에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는 기존 1만6천원에서 1만8천원으로 인상됐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BBQ는 지난 2009년 이래 9년 만에 치킨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가맹점주에 통보했다. 가격이 오르는 품목은 황금올리브를 비롯해 총 3개 치킨 제품으로 '써프라이드'는 1만8천900원에서 1만9천900원으로, '자메이카 통다리 구이'는 1만7천500원에서 1만9천500원으로 각각 오른다.

일부 가맹점에서 자율적으로 받는 배달비를 더하면 소비자는 기본 메뉴 기준 2만원을 내게 되는 셈이다.

BBQ 관계자는 이번 치킨값 인상에 대해서 "가격을 인상해달라는 가맹점주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점주를 대상으로 한 기름과 신선육 등 원자잿값 인상은 현재로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가격 인상 단행은 공교롭게도 윤학종 제너시스BBQ그룹 대표의 사표 제출과 동시에 알려졌다. bhc와의 소송 및 창업주인 윤홍근 회장의 자녀 유학비 등 여러 악재가 마무리되기 이전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앞서 BBQ는 지난해 5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가격을 올렸지만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가맹사업 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는 사실이 알려지며 가격 인상을 철회 한 바 있다. 당시 공정위는 BBQ가 가맹점으로부터 광고비 분담 명목으로 마리당 500원씩 받기로 한 과정에서 가맹사업 법 위반 혐의가 없는지 등을 조사했다.

지난 3월에는 인테리어 비용을 가맹점주에게 떠넘기다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3억원을 부과 받았으며, 최근에는 아이돌 그룹이 대거 출연하는 '슈퍼콘서트'를 주최하면서 인기 그룹 엑소(EXO)가 출연하는 것처럼 거짓 마케팅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현재는 치킨 프랜차이즈 bhc와 수천억원대의 소송을 벌이고 있다. BBQ는 bhc와 박현종 회장을 상대로 '영업 비밀 침해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며 서울중앙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BBQ는 bhc가 내부 컴퓨터망을 해킹해 조리법과 영업 기밀 등 사업 비밀을 훔쳤고 이로 인해 약 7천억 원 규모의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bhc는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5일에는 윤홍근 제너시스BBQ그룹 회장이 자녀의 유학 비용을 회사 자금으로 충당했다는 의혹이 KBS를 통해 보도되면서 또 한 번의 위기를 맞았다. BBQ는 의혹에 대해 하나하나 해명하며 '오너가 2세 프레임'에 무리하게 끼워 맞춘 언론 보도의 갑질 이라고 반박했다.

이번에 사임한 윤학종 대표는 이성락 전 대표에 이어 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표를 내게 됐다. 앞서 이성락 전 대표는 지난해 6월 가격 인상 논란이 불거지면서 취임한 지 3주 만에 사임한 바 있다.

이번 윤 대표의 사임 역시 최근 불거진 경영 악재 탓으로 보이지만 BBQ는 "건강상의 문제"라고 일축했다. 이에 따라 기존 윤경주·윤학종 공동 대표 체제에서 윤경주 단독 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윤경주 대표는 윤홍근 회장의 동생이다.

한편 이번 BBQ의 가격 인상을 시작으로 치킨업계 줄 인상이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업계가 가격을 올리려고 시도했으나 공정위의 단속으로 무산된 만큼 BBQ를 시작으로 눈치 보기를 멈출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아직 가격 인상 계획은 없지만 치킨값이 업계의 민감한 사항인 만큼 가격 신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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