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에 대한 한국 사회의 깊은 배려와 지원이 요청된다. 우리나라 거주 외국인은 225만여명(2018년 7월 말 현재)으로 전체 인구 수 대비 4.5%에 이른다. 급격한 증가세다. 한국의 급격한 글로벌화와 우리 사회가 다문화사회로 접어들었음을 뒷받침한다.

작년 결혼한 100쌍 중 8쌍 이상이 다문화 가정이고 출생아 비중은 5.2%다. 우리 사회의 다문화 수준을 잘 보여주고 있다. 출생아 수는 1만8천440명, 한 해전보다 991명 줄었지만, 전체 출생이 더 빠르게 줄면서 다문화 출생아 비중이 늘어났다. 다문화 결혼도 7년 만에 다시 늘었다. 모두 2만2천건에 육박해 전체 결혼 중 비중도 8.3%에 이른다. 어린 신부가 사회문제화 되자 정부가 비자 발급을 강화해 줄다 한류 열풍에 힘입어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양적으로는 다문화가정이 우리 사회에서 뚜렷한 존재성을 보이고 있음에도, 한국사회의 포용력은 미흡하다. 다문화 가정의 부모와 자녀들이 한국사회의 일원으로서 아무런 차별이나 제약없이 살도록 배려하고 지원하는 게 우리의 도리이다.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예컨대 최근 인천 연수구의 한 15층 아파트 옥상에서 동급생 4명의 집단폭행을 피하다 추락사 한 중학생이 다문화가정 자녀라는 사실은 우리 가슴을 한없이 아프게 하고 있다. 아이는 러시아 국적 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다문화 한 부모가정 자녀였다. 한국인 아버지는 오래전 연락이 끊겨 행방을 알 수 없다고 한다. 아이는 초등학생 때부터 ‘러시아 엄마랑 사는 외국인’ ‘러시아 사람’이라고 놀림을 당했고, 일부 동급생의 괴롭힘으로 인해 학교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다 급기야 희생을 당하기에 이르렀다. 부끄럽고 참담하다.

한국의 다문화 가정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교육부 2018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국내 초·중·고교 다문화 학생은 올해 12만2천212명으로 일 년 새 1만2천825명(11.7%)이나 급증했다. 다문화 초등학생이 1만294명(12.4%), 다문화 중학생이 2123명(13.3%) 늘었다.

문제는 한국 사회가 여전히 폐쇄적이고 다문화 학생에 대한 차별이 심하다는 사실이다. 다문화 가정 자녀들은 우리와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의 구성원이며, 머지않은 미래 우리 사회의 한 축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겠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앞장 서 제도 보완 및 정책·재정적 지원을 하고, 시민들은 따뜻하게 손길을 내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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