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활로 마련이 시급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경제 전망에 '경고'하고 나섰다. OECD의 9월 회원국의 경기선행지수(CLI)에 따르면 한국의 CLI는 99.1로 전년동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무겁게 받아들여야 하는 점은 한국 CLI가 6개월 연속 전월대비 감소세라는 사실이다. 올해 3월 100.2를 기록한 이후 4월 100.0, 5월 99.8, 6월 99.6, 7월 99.5, 8월 99.3 등 매월 추락하고 있다.

OECD의 CLI는 6~9개월 후 경기흐름을 가늠하는 지표다. 전월보다 올라가면 경기상승, 내려가면 경기하락을 뜻한다. 통상 6개월 연속 내려하면 경기가 하락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기준점인 100 이하에서 상승하면 경기침체에서 회복가능한 신호로 볼 수 있지만 한국은 전월 대비 6개월 연속 떨어지고 있다. 전년동월, 전월 대비 마찬가지다. 따라서 OECD가 내년 한국경기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의 CLI는 하락 속도는 OECD 평균, 아시아 5개국(한국·중국·인도·인도네시아·일본), 선진7개국과 비교해도 두드러지게 빠르다는 데 우리 경제의 심각성이 있다. OECD 회원국들은 대체로 '성장세 둔화' 단계에 있지만 한국의 경기하락 국면은 속도와 폭 등에서 뚜렷한 것으로 지표상 분석된다.

OECD의 한국경제 분석은 이미 '잿빛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이달 초 '중간 경제전망'을 통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7%로 기존 대비 0.3%포인트 낮춘바 있다. 내년 성장률 전망 역시 3.0%에서 2.8%로 내려 잡았다. 골드만 삭스, 노무라, UBS 등 해외 투자은행(IB)들도 당초 3%로 예상했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7%, 2.8%, 2.9%로 하향 제시했다.

한국 경제의 우울한 미래 전망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고 대처해야겠다. 우리 경제가 '깊은 수렁'으로 빠져드는 주된 이유로는 30년째 반도체를 앞세운 전자와 자동차·조선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꼽을 수 있다. 더구나 이들 주력산업이 휘청이는 가운데 넘치는 규제에 신산업마저 자리를 잡지 못하면 한국의 성장 사다리 자체가 무너진다는 우려가 커진다는 점이다. 수출증가세가 완만해지는 가운데 설비와 건설투자가 급감하는 등 투자를 중심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급격히 약화되는 현상을 직시해야 한다.

설상가상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등 정부 정책 발 인건비 상승 등 한국 경제의 '약한 고리'가 드러나고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이런 실정이기에 취업자 수 증가 폭 전망치도 올해 20만명대 중반에서 7만명으로, 내년 20만명대 초반에서 10만명으로 대폭 낮췄다. 장기 불황의 터널이 더욱 깊어지는 전조다.

정부 역할이 긴요하다. 이른바 속도 조절론이다. 정부는 적어도 소득 주도 성장정책의 속도 조절을 하되 혁신성장 정책은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길 바란다. 무엇보다 단기 경기부양책 대신 노동개혁, 규제완화 등 구조개혁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 글로벌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선 부처 간 칸막이와 규제를 혁신, 기업자율성을 높여 신산업 분야 발전의 촉매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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