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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득권에 매여 말로만 4차산업혁명 되뇌는 현실
21세기 우리의 미래를 위한 정치권과 행정부, 단체 등이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실천 의지가 긴요하다. 현실은 미약하다. 신산업 발전을 위해 선진국을 뒤따라가는 패스트 팔로우에서 세계를 주도하는 퍼스트 무버를 목표에 두고 산업계에서 여러 시도가 있었지만 법과 제도에 막히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의료와 정보기술(IT) 분야 강국이지만 법·제도 미비로 아직 활성화되지 않는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규제 장벽에 막혀 기술 개발이나 사업화에서 거북이걸음을 걷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산업융합을 통합 신산업 창출이다. 법·제도 패러다임 변화도 수반한다. 빠르게 변하지 않으면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다. 예컨대 제주도에 첫 영리병원 설립이 결정됐지만, 우리나라에는 여전히 광범위한 의료 규제가 엄존하는 게 잘 보여주고 있다. 원격의료 시행 여부는 단적 사례라고 하겠다. 정부는 의료계와 협의 하에 원격의료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세계적으로 의료서비스가 첨단기술로 가고 있는데 도외시하다 추락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반면 대한의사협회는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으로 인한 개인 병·의원의 도산, 의료 질 하락 등을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다. 사실 원격의료는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기반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피할 수 없는 세계적 추세이다. 의사 못지않은 진단율을 자랑하는 IBM의 인공지능(AI) 컴퓨터 '왓슨'이 대표적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ICT 경쟁력을 갖춘 우리나라가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미래 성장동력이다. 규제에 막혀 일을 못한다는 건 안 될 말이다.

미국은 1990년대부터 윈격의료를 전면 허용했다. 전체 진료 6건 중 1건이 원격의료일 정도로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초고령 사회에 접어든 일본은 1997년 원격의료법을 전면 개정한 뒤 지난 4월에는 만성질환자의 원격의료 서비스에 건강보험을 적용했다.

한편 우리나라 대학병원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고도 이를 사업화하는 데 장애가 있다. 우리나라에선 재단법인·사회복지법인·의료법인·학교법인 등만 병원을 할 수 있는데, 재단이나 사회복지법인은 회사 지분을 5% 이상 보유 못 한다. 의료법인·학교법인은 자회사 설립이 가능하지만 매우 까다롭다.

말로만 4차 산업혁명시대를 되뇌는 꼴이다. 우리나라에선 '자가 줄기세포 이식'도 못 한다. 줄기세포 치료도 일반적인 신약 개발처럼 대규모 임상시험을 거쳐 안전성과 약효를 입증해야만 한다. 이런 방식을 거치려면 많게는 수백억원이 든다. 반면 일본에선 자신의 세포를 자기 몸에 다시 주입하는 건 의사가 할 수 있는 시술로 본다. 백성의 삶을 옥죄는 과도한 법과 제도도 문제지만,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시의적절한 법과 제도, 조례의 뒷받침을 촉구한다.

우리나라는 연구개발(R&D) 투자를 많이 하는데 개발 결과물이 사업화로 잘 이어지지 않고 있다. 한국의 정부 R&D 투자는 2016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4.2%로 세계 2위다. 하지만 R&D 과제 사업화 성공률은 산업통상자원부 지원 사업의 경우 38.1%에 그친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60~70%)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가. 21세기는 우리도 선두에서 이끄는 국가가 돼야 한다. 그 준비를 지금 정밀하게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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