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브라운관 넘나드는 SNS 스타들

▲ 인플루언서가 유통업계 광고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농심이 최근 선보인 '스파게티 까르보나라' TV 광고 모델로 먹방 크리에이터 '슈기'를 발탁했다. 사진=농심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유통업계의 '인플루언서(Influencer)' 마케팅이 끊이지 않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포함한 온라인상의 유명인을 뜻하는 인플루언서는 최근 연예인 못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하며 광고는 물론 예능프로그램까지 휩쓸고 있다.

면세점 업계는 중국 온라인 스타인 '왕홍'들을 활용해 다시 한류의 불을 지피고 있으며 식품·생활용품 업계는 TV 광고에 국내 유명 BJ와 유튜버를 섭외하고 있다. 크리에이터를 발굴·육성하는 지원 프로그램 및 전용 플랫폼까지 개설하며 인플루언서 경쟁에 나서고 있는 유통업계. 이제 '현상'을 넘어서 '산업'으로 전환하고 있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 주>


'밀레니얼 세대(Millenials)'가 주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인플루언서가 유통업계 광고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식품업계는 모바일 마케팅은 물론 TV광고 모델로 이들을 기용하고 있으며 홈쇼핑 업계는 쇼호스트로 섭외해 함께 협업을 펼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가리키는 말로 청소년 때부터 인터넷을 사용해 모바일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IT에 능통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들에게 인플루언서의 인기와 파급력은 폭발적이다. 이들의 영상 콘텐츠를 보거나 실시간 영상 스트리밍을 통해 쌍방향 소통을 즐기는 것이 하나의 놀이이자 문화로 자리 잡았기 때문.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은 단순한 홍보가 아니라 스토리를 녹여낸 콘텐츠로 재미를 잡은 것은 물론, 광고만 보고는 알 수 없는 정보까지 전달해 주기 때문에 신뢰도 높다. 또 일반인으로써의 공감대 형성과 친근함을 무기로 연예인보다 더 직접적인 제품 홍보가 가능하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최근 선보인 '스파게티 까르보나라' TV 광고 모델로 먹방 크리에이터 '슈기'를 발탁했다. 그동안 '신라면' 모델에 하정우, '신라면 블랙'에 이서진, '짜파게티'에 설현 등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해온 농심이 인플루언서를 TV 광고 모델로 채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슈기는 유튜브 상에서 167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유명한 먹방 크리에이터다. 아프리카TV로 방송한 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쌓아올렸다. 이렇게 보유한 먹방 영상만 1만개가 넘는다.

농심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 방송이 트렌드인 만큼 그 형식을 빌려 광고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슈기가 등장하는 광고는 실시간 채팅창이 오른쪽에 같이 배치되고 마이크가 등장하는 등 아프리카TV 라이브 방송과 흡사하게 제작됐다.

다만 이번 슈기의 광고는 인플루언서 활용 시 주의해야 할 부분이 노출돼 아쉬움을 남겼다. 바로 슈기가 자신의 채널에서 자주 쓰는 은어인 '앙 배불띠'가 광고에도 등장한 것.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은어인 만큼 TV 광고에는 부적절하다고 판단, 현재 이 부분이 삭제된 상태로 방영되고 있다. 유뷰브에도 수정된 광고로 교체됐다.

써브웨이가 인기 키즈 크리에이터 '뚜아뚜지'와 협업했다. 뚜아뚜지는 빅맨과 화사가 등장하는 써브웨이 로티세리 치킨 썹 TV 광고를 패러디했다. 사진=써브웨이

글로벌 샌드위치 브랜드 써브웨이는 지난 8월 유명 비트박서 빅맨 윤대웅(Bigman)을 '로티세리 치킨 썹'의 TV 광고에 등장시켰다. 빅맨은 유튜브에서 29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미국 토크쇼 프로그램 '엘렌쇼'에 비트박스 천재 소년으로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가 출연한 엘렌쇼 유튜브 영상은 무려 1천138만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빅맨의 써브웨이 광고는 걸그룹 마마무 화사가 함께 등장한다. 빅맨의 독창적인 비트박스와 화사의 목소리만으로 만들어진 CM송이 당시 화제가 됐다.

써브웨이는 빅맨 외에도 인기 키즈 크리에이터 '뚜아뚜지'와도 협업했다. 유튜브에서 현재 46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뚜아뚜지는 영화와 TV 광고 등 다양한 영상을 패러디하는 쌍둥이 자매다. 뚜아뚜지는 빅맨과 화사가 등장하는 써브웨이 로티세리 치킨 썹 TV 광고를 패러디했다. 빅트박서와 걸그룹으로 변신한 두 자매의 영상은 공개 직후 유튜브 조회 수 33만건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한국존슨앤존슨의 구강청결제 브랜드 '리스테린'도 유명 뷰티 크리에이터 '하늘'을 제품 모델로 발탁해 TV 광고를 방영하고 있다. 하늘은 여성 속옷 쇼핑몰 '하늘하늘'과 유튜브 채널 '오늘의 하늘'을 운영하며 높은 인기 누리고 있다. 하늘이 출연한 리스테린 광고는 유튜브에서 214만 조회 수를 돌파했다.

홈쇼핑 업계도 인플루언서 섭외를 통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제품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쇼호스트와 유사점이 있어 시청자로 하여금 위화감이 적기 때문이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70대 유튜브 스타 '박막례 할머니'가 출연한 상품 시연 영상 '막례쑈'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또 유명 BJ들이 쇼호스트에 도전하는 콘셉트의 모바일 생방송 '쇼킹호스트'를 선보이며 젊은 층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박수정 써브웨이 마케팅 본부장은 "콘텐츠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은 제품의 매력과 기업의 스토리를 친밀하게 전할 수 있는 매력적인 마케팅"이라며 "2030 세대는 SNS를 통한 마케팅을 더욱 친숙하게 생각하는 만큼, 앞으로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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