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법학회·정보화진흥원, '데이터 경제와 개인정보' 세미나 열어
"데이터 경제, 시장지배력 판단 기준 '가격'에서 '정보 독점력'으로 바꿔야"

▲ 한국인공지능법학회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지난 14일 공동으로 서울 중구 정보화진흥원 서울 청사에서 '데이터 경제와 개인정보'라는 주제로 하반기 정기 세미나를 개최했다. 박정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문연구원(박사)가 '데이터 경제 이슈와 활성화 방안'이라는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인공지능법학회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갈수록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데이터 경제를 우리나라가 선도하기 위해서 국내 경쟁법 관련 제도를 데이터 산업의 특성에 맞게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데이터 경제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공공데이터의 국내적 활용도를 높이고 국제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공공 데이터 관리 체계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는 권고가 제시됐다. 아울러 해외에 비해 뒤떨어진 고급 데이터 인력 양성과정을 강화하는 등 국내 데이터 산업의 기반 인력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졌다.

한국인공지능법학회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지난 14일 공동으로 서울 중구 정보화진흥원 서울 청사에서 '데이터 경제와 개인정보'라는 주제로 하반기 정기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박정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문연구원(박사)는 '데이터 경제 이슈와 활성화 방안'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지난해 전 세계 시가 총액 상위 8위 기업 중 하나만 빼고 애플·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 등 IT기업이 차지할 정도로 데이터 경제가 급성장하고 있다"며 "데이터 경제의 대두는 데이터 기반 신 산업의 형성 뿐만 아니라 기존 산업군의 데이터 경제로의 재편도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터와 분석 시스템만 있으면 추가 비용 없이 다양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는 특성으로 인해 데이터 관련 기업들간 유사 사업에서의 경쟁이 증대되고 있는 추세"라며 "이에 따라 경쟁법에서 시장지배력의 판단 기준도 '경쟁자에 비해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 있느냐'에서 '특정기업이 수월하게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해 해당 시장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고 있는지' 여부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데이터 관련 기업간 M&A(인수·합병)가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직적·수평적 기업 결합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시장 지배력 행사 여부·공공부문 데이터 독점 여부 등 데이터 중심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이밖에 데이터 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기존 시장 경쟁법 관련 제도 전반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국제적으로 공공행정 분야에서 정보화가 심화되면서 축적된 공공 데이터는 데이터 경제 시대 '마중물'로서 각광받고 있다"며 "이에 각국 정부 및 국제기구는 '국제공공데이터헌장'과 '열린 정부 파트너십' 관련 협력 체계를 구축해 공공 데이터의 국제적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고 현황을 소개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러 부처에서 다수의 산하기관들이 각각 공공 데이터를 구축하고 관련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해 데이터의 품질 수준과 형태도 상이하고 가공 불가능한 방식으로 전달해 오히려 공공 데이터 이용의 수월성을 훼손하고 국제적 데이터 이용 협력도 어렵게 하고 있다"며 "거점 공공 데이터 허브 기관을 만들어 국내적 활용도와 국제적 협력을 증진하고 있는 미국·유럽 등의 사례를 참고해 공공 데이터 활용 빅데이터 센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더해 "한국데이터진흥원의 '2015년 데이터산업 현황 조사'에 따르면 데이터 관련 산업 분야별 인력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게는 600여명, 많게는 1천800여명 부족하다"며 "해외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쳐진 고급 과정을 포함해 데이터 산업의 기반 인력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고학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데이터 경제와 개인정보' ▲이은우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의 '가명정보의 활용 범위' ▲이진규 네이버 이사의 '개인정보 활용 목적의 양립 가능성'이라는 발제에 이어 토론이 진행됐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