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신세계와 CJ그룹도 각각 9명, 10명의 여성 임원을 발탁했으며, 금융계에서도 사상 최초 첫 여성 CEO가 등장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솟아나는 여성 파워에 단단했던 유리천장이 조금씩 깨지고 있는 듯한 기대감마저 들게 한다.
이 같은 변화의 바람에 정부도 한뜻을 밝혔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20일 '다양성을 존중하는 성 평등 포용 사회 실현'을 주제로 민간 기업 대상 '여성 고위직 목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2019년도 업무계획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여성 고위직 목표제란 기업마다 여성 고위직 비율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면 인텐시브를 제공하는 제도다. 대규모 공적자금의 투자기준 및 가족친화인증기업 심사 기준에 '고위관리직 여성 비율'을 추가해, 기업이 자발적으로 여성 대표성을 제고할 수 있게 지원한다는 것.
여가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500대 기업 여성 임원수는 전체 임원의 3% 수준에 그쳤다. 이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치인 21.8%를 한참 밑도는 수치다. 이에 여성 고위직 목표제는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필요한 제도다.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장려책이 요구된다.
다만 숫자 맞추기에 급급해 적임자를 놓쳐 역차별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세부적인 규정도 튼튼히 마련해야겠다. 성별 상관없이 자격이 갖춰진 사람이 임원이 되는 것이 가장 평등한 방법임에는 틀림없으니까.
새해가 다가왔다.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발굴된 여성 리더들의 공감능력과 감성지능이 4차산업혁명에 선도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전략으로 쓰이길 기대한다.
임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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