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인 산업3부장

[일간투데이 홍성인 기자] 지난 20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대한민국대중음악시상식(KPMA)에서 인기상 공동수상을 놓고 말들이 많다.

조직위원회 측이 사전에 공지한 인기상 선정기준은 100% 사전 인기투표에 의해 결정키로 돼 있었다. 하지만 이날 인기상은 사전투표 1위였던 워너원 외에도 2위인 엑소에게도 안겨줬다.

팬들은 즉각 반발했다. 온라인 유료 투표로 인기상으로 결정한다 해놓고 2위까지 상을 준 것은 결국 나눠먹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또 이런 내용이 사전에 공지됐다면 유료로 투표에 동참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환불'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주최 측의 해명은 "'모두의 축제'로 만들자는 의미에서 인기상 부문의 차점자인 엑소에게도 수상을 결정하게 됐지만 충분히 입장을 공지하지 못하고 미리 설명 드리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조직위원회의 불찰임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주최 측의 사과와 인정은 있었지만 팬들은 쉽게 수긍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해명 내용에는 실질적인 책임에 대한 내용은 빠졌다. '재발 방지'라는 궁색한 변명만 늘어놨다.

이번 KPMA에 대해 주최 측은 기존에 존재하는 브랜드 중심의 대중음악 시상식에서 벗어나 보다 공정하고 차별성 있는 시상식을 만들자는 목적 하에 (사)대한가수협회, (사)한국대중문화예술산업총연합, (사)한국연예제작자협회, (사)한국음반산업협회, (사)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사)한국음악저작권협회 6개의 음악·연예 단체들이 모여 공동으로 주최하는 시상식이라고 명시했다.

또한, 미국의 그래미 어워즈, 영국의 브릿 어워즈 등 세계적인 대중음악 시상식들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KPMA 역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악·연예 단체들이 중심이 돼 만들어진 대중음악 시상식이라는 면에서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권위와 품격을 나타낼 수 있는 뮤직 어워드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라고 표현했다.

이러한 거창한 목표를 가졌지만 첫 회부터 신뢰성을 스스로 저버리는 행위를 저질렀다.

그동안 음악과 관련된 수많은 시상식이 있었지만 공정성과 신뢰성 등에 논란으로 팬들로부터 외면을 당했다.

최근에는 방송사, 기획사 등이 연계된 형태의 초대형 엔터테인먼트의 등장으로 시상식 역시 이들과 이해관계에 얽힌 수상자가 선정되는 촌극도 벌어지고 있다.

팬들 입장에서는 이번 KPMA에 대해 올 한해 대중음악계를 빛낸 진정한 별이 선정된다는 기대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나름 대중음악계에 구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각종 협회들이 의기투합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작부터 큰 과오를 범했다. 팬들이 등을 돌릴 수 있는 치명적인 상황을 만들었다. 이번 시상식은 사실 부문별 시상보다 인기상에 큰 관심이 몰렸었다. 팬들이 직접 선정할 수 있도록 100% 인기투표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가수들 입장에서도 자신들의 존재의 이유이기도 한 팬들이 직접 수상자를 선정한다는 이유에서 인기상을 실질적인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을 정도였다.

'신뢰'를 저버린 공적 행사는 결국 팬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그동안 많은 상들이 신뢰성에 문제로 외면을 받아왔다.

KPMA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많은 기대를 받은 잔치였지만 스스로 밥상을 걷어 찬 행사로 남게 됐다.

잃어버린 신뢰는 다시 회복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더구나 스스로 남긴 '흑역사'는 사라지지 않는다. 어쩌면 KPMA도 우리가 그동안 많이 봐왔던 그저 그런 시상식으로 영원히 남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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