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수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리스크 애널리틱스(Risk Analytics) 담당 이사

■ 5G 시대 개막, 또 하나의 혁명

‘천리안’, ‘나우누리’, ‘모뎀’, ‘ATDT 01410’, ‘삐삐’ 등을 떠올려 보면 90년 대 향수에 젖게 된다. 전화선에 연결된 모뎀을 통해 사진 한장 다운로드하려면 30여 분 기다리는 것은 예사였고, 채팅방 들어가기 위해 모뎀을 사용하면 집 전화는 불통이 되던 때가 불과 20여 년 전이다.

지난 12월 1일 세계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국내 통신 3사는 수도권과 광역시를 중심으로 5G 전파를 송출하기 시작했다. 5G 기술이 상용화되면서 가져올 변화는 단순히 네트워크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넘어선 산업 혁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2 기가바이트 용량의 영화 한편을 다운로드하는데 단 1초가 소요될 만큼 매우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5G 기술을 통해 UHD 초고화질 영상, VR(가상현실) 기술, 커넥티드 자동차, IoT(사물인터넷)이 함께 성장하는 것이 기대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끄는 주요 기술로 꼽히는 AI(인공지능), 머신러닝(기계학습), 빅데이터, IoT(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블록체인 등은 대용량 데이터 처리와 빠른 네트워크 기술이 필요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세계 최초로 5G 기술 상용화 했다는 것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기술과 연관 지어 생각해 보면 그 중요성을 짐작하게 한다.

■ 데이터 고속도로 시대, 일상 생활의 변화를 이끈다

5G 시대를 맞아 우리 생활에는 어떠한 변화가 찾아 올까? 단순히 영화 다운로드하거나 메신저를 통해 사진을 주고받을 때 빨라지는 정도일까? 과거에는 네트워크 속도와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이 개발돼 왔다면 5G 시대의 네트워크 기술은 타 산업과 연계하여 산업적 진보를 이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자율 주행 자동차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최근 차선 인지 실패로 인한 추돌사고 사례가 언론에 보도되기는 했으나 정상적인 도로환경에서는 이미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종 예외적인 상황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도로 상황, 날씨, 주변 환경 변화 등의 정보를 거의 실시간으로 수집해서 인공지능 기술이 바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한다면 개선 가능하고 극복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자율 주행 자동차가 상용화된다면 자동차는 이동하는 동안 일종의 엔터테인먼트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행하는 동안 영화를 스트리밍 하여 보거나 글로벌 동료들과 비즈니스를 위해 화상회의를 진행할 수도 있다. 직접 운전대를 잡을 필요가 없어지면서 이동 중 식사가 가능해져 드라이브 쓰루(Drive Through) 레스토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프랜차이즈 기업들도 매장 내 식사를 하기 위해 방문하는 고객들뿐만 아니라 자동차로 이동하는 사람들까지 고객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이동 시 식사할 수 있는 메뉴 개발과 시장 개척에 많은 투자가 예상된다.

■ 5G, 스마트 라이프를 위한 발걸음 내딛어

5G 시대로 인한 또 다른 가장 큰 변화는 스마트 시티 시대의 도래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인 포드社의 전 CEO였던 마크 필즈(Mark Fields)는 ‘포드의 목표는 단지 스마트 자동차를 만드는데 그치지 않고, 스마트한 도로, 스마트한 도시를 만들어 가는 데 있다’고 말했다. 네트워크 기술이 발전하면서 교통, 물류 혁신을 가져오고 드론, 로봇 기술과 접목돼 산업안전, 환경보호, 복지 서비스 등에 활용될 수 있다.

70년대만 해도 TV가 있는 집이 드물었다. 당시 인기 있던 권투 경기나 일본과의 축구 경기, 인기 드라마가 할 때면 동네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함께 TV를 보던 시절이 있었다. 점차 방송, 통신 기술이 발전하면서 TV 제조기술과 방송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인터넷 기술이 발전하면서 개인용 컴퓨터, 태블릿, 모바일 기술도 함께 발전했고, 인터넷 쇼핑이 발전하면서 상거래 환경에 변화를 가져왔다. 통신 기술의 발전은 그로 인한 타 산업을 동시에 발전하도록 유도하는 특징이 있다.

이제 초고속 네트워크 환경 시대로 넘어가면서 스마트 시티가 만들어지고 있다. 우리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세상에 살게 될 것이며, 변화된 세상에서는 시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각종 기술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느냐가 곧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될 것이다.<채수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리스크 애널리틱스(Risk Analytics) 담당 이사>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