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중동·플랜트 지역, 지난해 해외수주 상승세 이어갈 듯

해마다 수주 목표액을 넘어서며 최고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해외건설 사업의 올 해 청사진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800억불 이상의 수주와 편중된 중동 시장과 플랜트 분야의 수주에서 다양한 지역과 분야로의 진출이 점쳐지고 있다.

5일 해외건설협회(회장 이재균, 이하 해건협)에 따르면, 업계가 공식적으로 예상한 올해 예상 수주 규모는 740억불로 2009년 해외건설 총 수주 금액의 5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2009년도 하반기에 재개된 수주증가세가 2010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상위 30개 건설업체의 올 해외건설 수주 목표액으로 집계할 경우 800억불을 초과하는 것으로 드러나 올 해외건설 사업 전망이 그 어느 해보다 밝아 2009년까지 500억불 목표치에서 1000억불을 넘보는 해외건설 강국으로 발돋움도 가능해 보인다.

해건협 정보기획팀 김태엽 팀장은 “중동과 북아프리카 산유국에서 석유, 가스 및 석유화학 플랜트건설 수주확대 추세가 이어지고, 연말 수주에 성공한 UAE 원전 실적 등이 계약고에 반영되면서 2009년에 비해 50% 정도 증가한 740억불 이상의 수주가 가능하다”고 올 한해 수주 전망을 예상했다.

해외 수주 예상 금액의 최고 기록이 예견되는 가운데 올 해 해외건설 사업의 또 하나의 특징은 특정 지역과 분야를 탈피한 수주 시장 다변화이다.

특히 지난해 해건협 집계 357억4600만불을 수주해 전체 해외 수주액의 72.7%를 차지한 중동 지역 수주가 올해는 다양한 지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중동에서 인정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업체들이 수주 목표로 잡는 지역을 확대하는 추세이며, 향후 해외건설 수주 확대를 위해서는 필연적인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국내업체들이 UAE와 가나, 투르크메니스탄, 리비아, 알제리 등에서 수주활동중인 프로젝트 중 계약이 유력한 것으로 파악되는 350억불 규모의 사업물량 중 40% 정도가 중동 이외의 지역에서 수주될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2010년에는 수주의 중동편중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건설 수주호황이 앞으로 3∼4년 후 중동지역 발주물량 감소와 함께 끝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업계에 공존하고 있어 탈(脫)중동과 더불어 해외건설 수주 지역 다양하게 시급한 과제로 언급되고 있다.

지난해 해외건설 전체 공종의 72.6%를 차지하며 356억9200만불의 실적을 기록해 수출국내 해외건설 사업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던 플랜트 분야는 올해 플랜트 420억불을 예상하고 있어 여전히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전체 해외건설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6.7%로 전망돼 건축 170억불(23%), 토목 130억불(17.6%) 등 다양한 공종으로 수주 확대가 점쳐지고 있다.

해건협 김 팀장은 “해외건설 주공종이 과거 단순 토목, 건축공사에서 시작해 초고층빌딩, 고난도 토목공사, 석유가스 플랜트 등으로 발전해 왔듯이 앞으로 원자력발전소, 고속철도와 같은 저탄소 녹색성장 부문과 함께 한국형 도시개발 모델, 자원과 연계한 패키지딜형 사업 등의 해외사업을 끊임없이 창출해 나가야 한다”며 “국내 대표 건설업체들과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2009년 초 배럴당 30불까지 하락했던 국제 유가는 하반기 들어 상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2010년에도 70~8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함에 따라 국내 해외 건설 수주의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중동 산유국들의 인프라 및 플랜트공사 발주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싱가포르, 태국, 인도 등 아시아 주요 국가들도 인프라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해 대륙별 특징을 살펴보면 ▲중동지역은 발전, 석유·가스 처리시설, 담수공장 등의 플랜트와 함께 상하수도, 도로, 공항, 항만 등의 인프라 부문 ▲아시아는 싱가포르, 중국, 인도 등을 중심으로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공공공사 ▲아프리카는 나이지리아, 앙골라, 적도 기니 등에서 오일머니와 함께 외국인 투자에 힘입어 플랜트 및 인프라 프로젝트 ▲중남미는 베네수엘라, 멕시코, 에콰도르, 콜롬비아를 중심으로 정유·석유화학 프로젝트, 칠레, 페루, 브라질 등을 중심으로 발전 플랜트 부문 등으로 국내 주요 건설업체들의 수주 시장이 될 전망이다.

또한 2030년까지 중국, 인도, 러시아 등을 중심으로 400여기의 원자력발전소 발주가 계획 중으로 최소 1조불 이상의 시장이 될 전망이다. 고속철도 역시 1천억불 규모의 발주가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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