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팀 홍정민 기자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2018년 무술년 마지막 날인 31일, 한 해를 즐겁게 마무리해야 하는 날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날 오후 5시 44분경 서울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세원 교수가 담당 환자 박모 씨(30)씨의 흉기에 찔려 사망한 사건이 일어난 것.

박씨는 정신과 진료 상담 중이던 임 교수의 진료실에 찾아와 갑자기 문을 잠그더니 흉기로 임 교수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임 교수는 진료실 내의 대피 공간에 숨었으나 바깥의 간호사들이 걱정돼 대피를 시키려고 진료실 밖으로 나온 순간 이 남성이 흉기로 가슴 부위를 수차례 찔렀다. 흉기에 찔린 임 교수는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오후 7시 30분쯤 사망했다.

박씨는 간호사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으며 경찰에 의하면 범행 자체는 시인하고 있으나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줄곧 횡성수설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박씨는 조울증으로 불리는 양극성 정서 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5년 정신과 병동에서 20일 정도 입원 치료를 받았고 2017년에도 진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7월 강원도 강릉에서 의사에게 망치를 휘두르는 일을 비롯해 환자나 환자의 보호자가 의료진을 폭행하는 사건이 늘어나고 있다. 응급의학회가 응급실에 근무하는 의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급의료인의 97%가 폭언을 경험했으며 63%가 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에 최근 국회에서 응급의료 종사자에 대한 폭행 처벌을 강화하는 법이 통과됐으나 응급실이 아닌 일반 진료실에 있는 의료진에게는 적용되지 않아 폭행에 무방비하게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법과 제도를 마련해 가해자를 엄격히 처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는 사후 대책에 불과하다. 사건이 발생되기 전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 대형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응급실 출입 시 금속 탐지기로 물품 검사, 일반 진료실마다 비상벨을 설치, 병원 내 진료실이 있는 곳 중심으로 보안요원 배치 등의 방안을 통해 사전 안전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경찰과 의료계의 유기적인 연대를 통해 필요할 경우 빠르게 피의자를 제압하는 치안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등의 협력을 통해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안전한 진료 환경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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