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영업이익 753억원 기록, 연간 '3조원' 달성 실패
TV, 연말 성수기 마케팅비 상승·에어컨 계절 수요 급감 원인

▲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천억원에도 못 미치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15조7천705억원과 영업이익 753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오는 8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19'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LG전자 관계자들이 세계 최초 롤러블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R'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천억원에도 못 미치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몇년째 계속되고 있는 스마트폰·자동차 전장 사업의 적자에다 전통적인 강세 영역인 TV와 가전사업부의 연말 마케팅 비용 지출 증가와 남미 등 신흥국의 수요 부진 등이 겹친 탓으로 풀이된다. 연간으로는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성수기인 4분기 실적 급락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15조7천705억원과 영업이익 753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매출액은 전분기(15조4천270억원)보다 2.2% 증가했으나 사상 최고치였던 전년 동기(16조9천600억원)보다는 7.0%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7천488억원)보다 무려 89.9%나 줄었고 1년 전(3천668억원)보다도 79.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증권사의 시장 전망치 평균(3천981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특히 4분기 영업이익은 지난 2016년 4분기에 기록했던 35억원 손실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이날 공시에서는 사업 부문별 실적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증권투자업계에서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앞세운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 가전을 담당하는 H&A(홈어플라이언스 앤드 에어솔루션) 사업본부 모두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HE사업본부는 주력제품인 OLED TV의 연말 성수기 판매 증가에도 마케팅 비용 상승과 프로모션을 위한 할인판매 영향으로 이익이 준 것으로 보인다. 여름 성수기 에어컨 수요가 사라진 HA사업본부도 계절적 요인으로 실적이 급감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는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 사업본부와 VC(자동차부품) 사업본부는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MC 사업본부는 2017년 2분기 이후 지난해 3분기까지 적자 행진을 이어갔었다.

지난해 전체로는 영업이익 2조7천29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 2009년의 역대 최고 기록(2조6천807억원)을 10년 만에 갈아치웠다. 매출액은 61조3천399억원으로 전년에 이어 역대 2번째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올해는 상반기까지는 다소 부진한 실적을 보인 뒤 하반기에 회복할 것으로 관측했다. TV 사업은 영업이익이 다소 줄어들겠지만 가전 사업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데다 '미래 먹거리'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VC 사업에서 자동차용 조명업체 ZKW 인수 효과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스마트폰 사업은 올해도 적자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올해는 가전과 TV의 안정화, 스마트폰의 적자 축소, 자동차 전장의 대폭 성장이 기대된다"며 "특히 자동차 전장부문은 하반기부터 본격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