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比 10.7% 증가…수주 회복 탄력성 확보 판단은 무리
"중동산유국 발주 증가 예상…적극적인 수주 전략 필요"

▲ 현대건설 터키 보스포러스 대교. 사진=현대건설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해외건설 수주액이 300억 달러를 회복했지만, 수주 회복 탄력성이 확보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해외건설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짙은 상황에서 수주 지속성 확보가 요구된다는 분석이다.

9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해외건설 수주액은 지난 2017년(290억 달러)보다 10.7% 증가한 321억 달러를 기록했다. 600억 달러를 기록한 지난 2010년대 초반 전성기 실적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우리 기업 간 합작을 통한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와 지역 다변화 등을 통해 일궈낸 성적이라는 업계의 평가다. 다만 연간 수주 300억 달러는 지난 2007년(398억 달러)보다 100억 달러가량 낮은 규모로 수주 회복 탄력성이 확보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에서 전년 대비 29.7% 증가한 162억1천만 달러를 기록해 전체 수주의 절반(50.5%)가량을 차지했다. 반면 중동 지역은 92억 달러(전체 수주의 28.7%)로 전년 대비 36.9% 하락하며 지난 2006년(95억 달러) 이후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에 비해 북미·태평양(10억4천만 달러)과 아프리카·유럽(49억2천만 달러), 중남미(7억3천만 달러) 지역은 모두 전년 대비 증가세를 기록했다.

공종별 보면 플랜트 부문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지만, 건축과 토목 부문은 증가했다. 플랜트 부문은 183억7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약 8% 감소했으며 건축과 토목 부문은 각각 29억8천만 달러와 20억2천만 달러 증가했다. 전년 대비 전체 수주에서 토목과 건축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2.3%와 16.8%로 증가했지만, 해당 공종의 수주 규모는 매년 변화가 커 비중 확대의 지속성을 판단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이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 둔화와 국제유가 폭락 재현 여부가 올해 해외건설 수주의 최대 변수라고 지목한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중 무역 분쟁과 신흥국 신용 불안 등에 따른 세계 경제의 둔화 우려와 국제유가 급락은 올해 해외건설시장의 불확실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중동 산유국의 다운스트림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를 기반으로 2019년 발주 예산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적극적인 수주 전략이 필요하다"며 "동시에 지난해 수주 비중이 증가한 아시아, 유럽 등에서 수주 지속성 확보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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