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투데이 최유진 기자] 소위 '덕질'(좋아하는 분야에 심취해 그와 관련된 것들 모으거나 찾아보는 것)이라는 팬덤 사이에 도는 말이 있다.
보통 팬들은 '그냥 팔길래' 같은 굿즈(기획 상품)를 최소 1~2개 많게는 2~30씩 사 모은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엔터테인먼트들은 이런 팬들의 심리를 이용해 폭리를 취하기도 한다.
아이돌이 콘서트를 하면 소속사들은 어김없이 새로운 기획 상품을 만들어 판매한다. 그 가격은 상식적이지 않을만큼 높다.
1월 콘서트를 준비하는 한 아이돌 소속사는 가수 로고가 박힌 검은색 반팔 티셔츠를 3만2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또 아티스트의 사진이 프린트 된 왕부채는 1만원, 이름이 박힌 명찰은 8천원에 판매했다.
기획 상품뿐만 아니라 앨범에 관해서도 팬들은 소속사들의 잇속 챙기기에 눈 뜨고 코를 베인다.
지난 12월 솔로 앨범을 발매한 송민호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앨범을 2만4천원(오프라인 판매점 기준)에 판매했다. 포토 앨범으로 책처럼 발매되는 타 가수들의 앨범은 보통 1만6천원에서 2만원 사이인 반면 작은 CD 사이즈의 송민호 앨범은 내용면에서도 빈약했지만 가격은 오히려 비싸게 책정했다.
이 부분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2018년 방탄소년단, 워너원 등 중소 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이 복병처럼 가요계를 점령한데다 빅뱅의 부재로 YG엔터테인먼트의 한해 수입 순위가 5위권 밖으로 떨어진 것 때문이 아니냐는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결국 트렌드에 뒤처지며 발전하지 못한 소속사들은 더 나은 아이돌의 제작보다 팬들의 주머니를 털어갈 궁리밖에 하지 않는 듯 하다. 이에 고통받는 것은 언제나 팬들 즉 소비자들이다.
팬심을 이용하는 소속사의 장삿속이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지만 팬들은 그 부담을 고스란히 안고 가야한다. 유독 팬들이 '봉'으로만 생각되는 일련의 현상들이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씁쓸함으로 다가온다.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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