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마켓 등 성장세 지속 전망
유통시장 변화 대응력 높여야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간투데이 홍성인 기자] 한류 붐을 타고 세계 시장에서 성장하기 시작한 한국 화장품이 지속성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시장을 기반으로 고성장을 기록한 화장품 산업은 이제 새로운 기로에 서 있다. 중국 의존도를 탈피함과 동시에 새로운 유통시장에도 대응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일간투데이에서는 국내 대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밝힌 2019 화장품 산업 전망을 정리했다. <편집자 주>

국내 전반적인 산업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상황에서 화장품 산업만큼은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증권 박은경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2019년 한국 화장품 산업 규모가 2018년 대비 13% 증가한 43조8천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2018년 한국 화장품 산업 규모는 전년 대비 18% 증가해 38조 9천억원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하며 2019년에는 전년 대비 13% 증가하며 43조8천억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한 근거로 박 연구원은 중국 수입 규제 변화, 세포 마켓 성장 등을 들었다.

지난해 11월 중국은 비특수용 화장품 수입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중국으로 수출된 화장품이 실제 판매되기까지 6~9개월 소요됐던 이전과 달리 수출 절차가 3~6개월로 단축됐다.

화장품이 계절적이나 유행에 민감하게 작용하는 상품인 것을 감안할 때 수출 절차가 짧아진 것은 각 브랜드사에 긍정적 요소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동안 중국 수출에 있어 '위생허가' 등으로 인한 판매 지연은 커다란 벽처럼 생각돼 왔다.

이와 함께 수출 시장 다변화도 박 연구원은 긍정적로 판단했다. '사드 이슈' 이후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탈 중국화에 대한 의지가 높았고, 그 당시부터 시작된 중국 외 국가들의 수출 성장이 올해 현저하게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새롭게 시행되고 있는 중국 전자상거래법으로 인해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박 연구원은 크게 걱정할 부분이 아니라고 전망했다.

SNS를 기반으로 한 C2C 거래, 즉 세포 마켓의 구조적 성장과 그 효과가 중국 전자상거래법 발효 영향을 넘어설 것으로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따이공의 세금 납부로 사업 수익성이 위축되는 것은 사실이겠지만 중국 내수가격이 글로벌 혹은 한국면세점 판매 가격과 차이를 보이는 한국, 중국의 수입장벽이 중국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한, 그리고 중국의 자영업자가 구조적으로 증가하는 한, player의 숫자는 구조적인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ODM사의 성장… 올해도 계속될 전망

국내 화장품 브랜드사들이 제조시설 없이도 등록이 가능한 규정으로 화장품을 생산하는 ODM 기업의 성장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신영증권 신수연 연구원은 "수많은 브랜드사들이 ODM사에 수주를 맡기고 의존도가 높다"며 "높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ODM사로부터 히트상품을 제공받아 성공하는 것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스타 브랜드가 생겼을 때 급격히 늘어나는 물량을 소화할 수 있고 차기 히트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상위 ODM사로 수주가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중국 시장에서도 단납기 대응력과 혁신제품 기획력이 있는 국내 ODM사의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채널을 기반으로 하는 중국 현지 브랜드사의 발달이 눈에 띄는 추세이다. 코스맥스의 성장이 이와 연관돼 있다고 보면 된다.

신 연구원은 ODM사의 서구권 국가의 성장도 눈여겨 볼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서구지역 소비자들은 한국식 스킨케어 방식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브랜드 중심이 아닌 마스크팩 같은 스킨케어 제품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한국 브랜드 제품에 대한 수요와 함께 한국 제조업체를 통해 현지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제품을 리뉴얼하고자 하는 수요도 있는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과거 대비 우호적인 시장 상황에 맞춰 국내 ODM사들은 고유의 단납기 대응과 R&D 능력을 바탕으로 현지 고객사 기반을 넓히고 있다.

한편, 대형 브랜드사는 최근 유통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국내는 소비자의 구매행태가 H&B, 홈쇼핑, 이커머스 등 새로운 화장품 판매채널로 변화함에 따라 중소 브랜드 전성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성장했던 브랜드사들은 진입 장벽이 낮고 트렌디한 제품이 강조되는 중저가 시장에서 신선함이라는 가치를 전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에서도 이커머스 플랫폼과 유통 에이전시의 발달로 중소 브랜드의 중국 진출이 용이해지고 있으며, 중저가 시장 위주로 현지 브랜드가 성장하고 있어 경쟁이 심화되는 추세다.

LG생활건강은 선제적으로 럭셔리 브랜드 사업을 강화해 중국 소비자의 고가 화장품 선호에 따른 수혜를 누리고 있다.

다만, 신 연구원은 후(后)라는 단일 브랜드 의존도가 높고 매출기여가 가장 큰 면세점에서 중국 단체관광 회복과 중국 전자상거래법 개정이라는 기회와 우려 요인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높은 기저가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2017년 9월부터 2018년 6월 말까지 면세점 구매제한 정책을 강화해 해당 채널에서 증가하는 따이공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또 2018년 3분기에는 중국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이니스프리가 화장품 소비의 프리미엄화, 경쟁심화, 브랜드 노후화 등의 이유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신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중저가부터 고가까지 고른 포트폴리오 보유가 장점이고, 전세계적으로 가성비 좋고 자연 유래성분을 활용한 한국화장품에 대한 선호가 분명한 상황에서 수혜를 얻을 수 있다 판단한다"면서 "아세안, 미주 지역의 매출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성장 기여가 높은 중국시장의 중저가 브랜드가 부진하고, 럭셔리 비중이 낮은 것이 우려사항"이라고 밝혔다.

이어 "2018년 하반기부터 중국 내 마케팅 확대를 통해 럭셔리 브랜드 매출확대에 힘쓰고 있는 상황이고, 2019년 이니스프리의 8주년 리뉴얼을 시행해 해법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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