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

진화와 창조의 대립은 생물학적 진화론에 그치지 않고, 우주의 생성 등과 같은 천문학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천문학적 진화론 역시 진화론의 3가지 공통된 특성(무신론, 오랜 시간, 질적 향상)에 입각하고 있다. 모든 질서는 신과 무관하게 만들어졌고,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오랜 시간을 거쳐, 매우 작은 물체에서 지금의 크고 우수한 것이 됐다는 것이다.

천문학과 관련된 진화와 창조의 대립은 첫째, 진화론자들은 우주, 은하, 우리 은하, 태양계의 생성에 관해, 이론(異論)도 있지만 빅뱅이론으로 설명한다. 빅뱅이론(정확히는 빅뱅가설)이란 1948년 조지 가모프(G. Gamow)가 제안한 것으로, 작은 알맹이에 모든 물질과 에너지가 모여 있다가 수십억 년 전에 폭발이 일어나 오늘날의 공간 및 은하와 태양계의 행성과 위성이 만들어졌다고 한다(대폭발이론). 자연의 질서체계를 설명함에 있어 법칙, 이론, 가설로 나눌 수 있다. 법칙은 예외 없는 질서체계를 말할 때(중력의 법칙), 이론은 어느 정도의 논리체계를 지녔지만 법칙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 적용된다(진화론). 반면 가설은 논리체계가 미흡한 거의 상상에 가까운 것으로, 이론에도 턱없이 부족한 경우이다. 빅뱅은 가설일 뿐이다. 빅뱅가설은 그 내용이 타당해서가 아니라 이를 뒤집는 새로운 이론이 없기에, 그러면서도 필요하기에 그나마 존속되고 있을 뿐이다. 빅뱅에서 말하는 최초물질은 어디서 왔으며, 폭발의 원인은 무엇인가 등의 원초적 문제는 초과학적 영역으로, 이성적 설명이 불가능하다. 반면 창조론은 믿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믿기만 하면 모든 설명이 가능하고, 쉽고 명쾌하기까지 하다.

■ 빅뱅, 우주생성의 이성적 설명 불가

둘째, 안드로메다 은하는 우리 은하에서 가장 가까이에 위치한 은하인데, 지구로부터 230만 광년 떨어져있다고 한다. 안드로메다 은하에서 오는 별빛이 지구에 도달하려면 230만년이 걸리므로 진화론은 그 별이 230만년 전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반면 창조론은 지구에서도 그 별빛을 볼 수 있는 상태에서 창조됐다고 한다.

셋째, 창조론은 지구의 자기장은 1400년 정도마다 반감하므로 대략 1만년 전으로 올라가게 되면 자기장이 너무 강해 생물이 살 수 없다는 ‘젊은 지구론’을 주장한다. 반면 진화론은 자기장은 평균 7000년 동안의 기간에 걸쳐 자기장이 점차 감소하다가 다시 다른 극성으로 자동적으로 바뀌는 ‘자기장의 역전’이 일어남으로, 생물이 살 수 없다는 주장을 일축한다. 물리학자들 간에 심각한 대립이 있는 것으로, 누가 옳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넷째, 지구와 달과의 거리는 일정 거리(약 1만8천470km)내에 위치할 수 없다는 ‘로시(Roche)의 한계’와 달은 1년에 약 4cm씩 지구로부터 멀어진다는 게 과학계의 정설이다. 창조론자들은 과거의 후퇴율이 지금보다 높았으며, 만약 1년에 10cm씩 후퇴했다면 45억년이면 45만5천km로서 달과 지구의 거리인 38만km를 초과하며, 공룡이 살았다는 7000만 년 전만 생각해도 달과 지구가 너무 가까워 엄청난 조수간만의 차를 일으켜 하루에 두 번씩 육지의 대부분이 바닷물로 잠겼을 것이라고 하면서, 오랜 지구설을 반박한다. 반면 진화론자들은 4cm씩 45억 년간 후퇴해도 18만km에 불과하므로, 로시의 한계 밖에 있게 돼 문제가 없다고 한다. 어느 입장도 나름의 설득력을 지니고 있어, 어느 쪽이 옳은지 알 수 없다.

다섯째, 지구와 달에 떨어지는 운석 중, 지구는 대기로 인해 운석은 대부분 타 없어지지만, 달에는 대기가 없어 운석이 떨어지면 그대로 흔적으로 남게 돼, 크고 작은 크레이터와 자국이 달 표면에 남게 된다. 지금도 달은 운석에 의해 폭격당하고 있다. 창조론자들은 만일 달의 나이가 수십억 년이라면 엄청나게 많은 운석에 의해 폭격을 당했을 것인데, 달 표면이 말짱한 것을 보면, 수십억 년의 나이계산은 잘못이라고 한다. 반면 진화론자들은 달 표면이 매끄러워 보인다는 시각적 표현으로 달이 젊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고 하며 좀 더 자세히 관찰하면 더 많은 흔적을 보일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2019년 1월 3일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 4호가 인류 최초로 보내온 달 뒷면의 사진을 보면 상당히 매끄러워 보인다. 쌍방 간의 날카로운 공방이 예상되지만 진화론자들의 입지가 궁색해질 것으로 보인다.

■ 존재이유는 과학이 답할 영역 아냐

우주의 본질과 생성도 인간의 생성 못지않게 궁금하다. 유물론적 관점은 물질과 공간은 우연히 발생한 것으로, 늘 존재해왔고 존재이유는 알 수 없다고 하는데, 의문에 대한 답이라기보다는 모른다는 것의 철학적 표현이다. 우연히 된 것으로 보기보다는 우주를 만든 배후의 힘이 있다고 보는 것이 좀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그 힘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그 힘은 우주 밖에 존재하지 우주 안에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건물을 만드는 힘은 건축가이지 만들어진 빌딩의 철근이나 시멘트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우주나 인간의 존재이유와 배후의 힘은 과학이 관여할, 또 답할 영역도 아니다. 만일 배후에 무언가 존재한다면 그 존재는 자신의 능력과 존재를 과학과는 다른 방식으로 인간에게 알려줄 것이며, 알려주고 있다. 그렇기에 설사 과학이 발전해서 완벽해진다 해도, 과학은 우주의 존재이유와 목적을 설명할 수 없다. 우주를 지배하는 그 무엇인가가 존재하고, 그 무엇은 매우 미미한 존재인 내 안에서 옳은 일을 하게하며 잘못된 길을 걷지 않게 하는 법칙으로 나타난다. 그 법칙을 도덕률로 보아서는 안 된다. 도덕률 상호간에 존재하는 충돌과 갈등을 보면, 보다 높은 차원의 그 무엇이 있다고 봐야한다. 우리는 자신이 걷고 있는 길이 올바른 방향인지 점검해봐야 한다. 만일 방향이 잘못돼 잘못된 길로 들어섰다면 돌아 나와야 한다.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