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디즈니 실망 없는 실사 동화

▲ 메리 포핀스 리턴즈 메인 포스터. 사진=월트디즈니

[일간투데이 최유진 기자] (사진1) 1964년 배우 줄리 앤드류스가 주연을 맡으며 인기를 끌었던 영화 '메리 포핀스'가 에밀리 블런트를 만나 새로운 색깔로 다시 태어났다.

영화 '메리 포핀스 리턴즈'는 일 년 전 아내와 사별 후 세 아이를 키우며 은행에서 시간제로 일하는 마이클 뱅크스 앞에 어릴 적 그를 돌봐줬던 유모 메리 포핀스가 나타나며 펼쳐지는 마법 같은 이야기를 그렸다.

마이클 뱅크스는 착하지만 어설프고 세상 물정 모르는 평범한 아버지다. 여느 때처럼 부산스러운 그의 집에 변호사가 나타나 집 담보로 빌린 대출금 전액을 상환하라고 말한다. 마이클 뱅크스는 집을 지키기 위해 아버지가 남긴 주식 채권을 찾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유모 메리 포핀스가 나타나 아이들을 돌보겠다고 나선다. 메리 포핀스는 놀라운 마법을 보여주며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 뻔한 스토리 음악으로 지루함 중화

디즈니 영화의 특징중 하나는 음악이다. 캐릭터가 노래 가사를 통해 본인의 감정과 기분 혹은 상황을 전달하며 관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영화 '메리 포핀스 리턴즈' 역시 유쾌한 음악을 통해 관객의 지루함을 잡았다.

1930년대 영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메리 포핀스 리턴즈'는 빠르고 딱딱하게 말하는 게 특징인 당시 영국 귀족 억양을 사용해 속도감 있는 대사로 지루함을 감화시켰다. 한편으론 자막을 통해 대사를 접할 국내 관객들에게 다소 버겁게 느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메리포핀스 리턴즈 스틸컷. 사진=월트디즈니

■ 도드라진 색채 대비

영화 '메리 포핀스 리턴즈'는 줄 곳 바람 불고 흐린 영국 날씨를 배경으로 극이 진행된다. 이는 주인공 마이클 뱅크스의 암울한 상황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이후 상황이 긍정적으로 변하자 화창한 날씨를 보여주며 영화에서 대립되는 장면을 연출했다.

영화에는 날씨뿐 아니라 캐릭터들의 옷 색깔로도 대립성을 강조했다. 극중 어른들을 비롯해 아이들까지 칙칙한 계열의 옷을 입고 등장한다. 반면 메리 포핀스는 푸른빛의 확연히 눈에 띄는 옷을 입고 등장해 타 캐릭터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또한 영화 초입에 등장하는 잭은 칙칙한 거리에 가로등 불을 켜는 인물로 메리 포핀스를 도와 부정적인 캐릭터들의 마음에 변화를 가져오는 인물로 그려진다. 이러한 색채 대비가 극을 더 풍성하고 입체적으로 만드는 역할을 했다.

메리포핀스 리턴즈 스틸컷. 사진=월트디즈니

■ 2D와 실사의 신선한 조합

디즈니는 '메리 포핀스' 원작을 기리는 의미로 실사 영화에 2D 애니메이션을 접목해 색다른 조화를 이뤄냈다.


'메리 포핀스 리턴즈'는 아이들의 상상을 그대로 실현해주는 마법 같은 유모 메리 포핀스의 이야기를 다뤘다. 2D 애니메이션은 어린아이들의 엉성하고 불완전한 상상력을 그대로 표현해 관객들에게 신선하면서 설득력 있는 연출을 보여줬다.

메리포핀스 리턴즈 스틸컷, 위에서부터 줄리 월터스, 메릴 스트립, 콜린 퍼스. 사진=월트디즈니

■ 설득력 없는 스토리와 불필요한 캐릭터 다수 등장

영화 '메리 포핀스 리턴즈'는 메리 포핀스가 나타나야만 하는 명확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했다. 원작 '메리 포핀스'는 천방지축 뱅크스 가문 아이들을 위해 아버지가 유모를 모집하며 이야기가 시작됐다. 반면 '메리 포핀스 리턴즈'에선 아버지보다 야무진 아이들 앞에 갑자기 유모가 뛰어들어 관객에게 당혹감을 준다.

영화에는 불필요한 캐릭터도 다수 등장해 관객을 어지럽게 만든다. 돈이 없어 하루 지난 빵을 반값에 사 먹어야 하는 뱅크스 집안에 청소를 돕는 엘런이 존재한다. 엘런 역을 맡은 배우 줄리 월터스는 '맘마미아', '해리포터' 등을 통해 얼굴을 알린 바 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맘마미아' 등에 출연해 국내에서도 상당한 인지도를 가진 배우 메릴 스트립도 극중 아이들이 깨트린 도자기를 고쳐주겠다며 나타난다. 심지어 결국 도자기를 고쳤는지도 극에선 등장하지 않을 만큼 마무리가 엉성한 역할이었다.

'킹스맨'으로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얻은 국외 배우 콜린 퍼스 역시 이유 없이 주인공 가족 집을 뺏으려는 악역으로 등장했다 결말 부분에서는 악독했던데 비해 허무하게 물러나며 관객에게 설득력을 주지 못하는 인물로 그려졌다. '메리 포핀스 리턴즈'가 단순한 홍보를 위해 유명 할리우드 배우를 캐스팅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 아쉬운 결말

주인공 메리 포핀스는 2시간 동안 관객을 상상의 세계로 안내하며 돈 걱정을 하는 철든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동심을 되돌려 준다. 마법 같은 메시지를 선물한 '메리 포핀스 리턴즈'의 결말은 결국 물질적 행복이었다.

극 초반에는 순하게만 보였던 아버지 마이클 뱅크스를 예민하게 만든 것은 돈이다. 집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불같이 화를 내기도 한다. 그의 부정적인 감정을 긍정적으로 만든 건 마법도 음악도 아닌 돈이었다. 집을 되찾고서야 비로소 마법의 존재를 믿는 마이클 뱅크스의 모습에 관객은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다.

영화 '메리 포핀스 리턴즈'는 원작을 몰라도 꿈꾸던 어린 시절 추억을 되새기게 하는 작품이다. 현실과 일상 속에서 무뎌지는 상상력을 자극해 동심으로 돌아가게 한다.

디즈니의 상상력과 감수성이 유쾌하게 들어가 지루할 틈 없는 영화 '메리 포핀스 리턴즈'는 2월 14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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