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메모리 수요 감소로 영업이익 32% 감소 4.43조 기록
"'상저하고' 전망…시장 수요 대응해 투자 계획 지난해 대비 40% 축소"

▲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액 40조4천451억원, 영업이익 20조8천438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사진=SK하이닉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데이터 센터와 고성능 모바일 기기를 중심으로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며 2년 연속 사상 최대 경영실적을 거뒀지만 올해 상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유동적인 시장수요에 대응해 올해 투자도 대폭 조정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액 40조4천451억원, 영업이익 20조8천438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하지만 4분기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13% 감소한 9조9천381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 또한 32% 감소한 4조4천301억원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수요 둔화와 함께 그 동안 극심했던 공급부족 상황이 해소되면서 메모리 시장 환경이 급변한 탓이다. 4분기 D램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2% 감소했고 평균판매가격은 11% 하락했다. 낸드플래시 출하량은 10% 증가했으나 평균판매가격은 21% 떨어졌다.

SK하이닉스는 실적발표에 이어 진행된 컨퍼런스콜(경영설명회)를 통해 "거시경제 측면에서는 중국의 경기나 미·중 (무역갈등) 상황, IT업계 측면에서는 서버 고객들의 재고 조정상황, 메모리 업체들 입장에선 재고 소진을 위한 물량 관련 문제 등이 겹치며 기존의 예상보다 (수요 예상치) 하락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올해 전망에 대해서는 "하반기로 가면 서버 고객들이 신규 클라우드 서비스를 발표하고 계절적 이벤트가 발생하며 상반기 내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도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며 "올해 상·하반기 수요 비중이 45대 55, 또는 40대 60 수준의 '상저하고' 흐름의 수요 개선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D램은 당분간 서버용 수요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나 하반기부터는 16기가비트(Gb) 기반 제품을 지원하는 신규 서버 플랫폼 출시로 고용량 D램 모듈 수요가 늘어나며 고객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멀티플(Multiple) 카메라 채용 등 고사양 모바일 제품 출시도 기기당 모바일 D램 탑재량 증가세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낸드플래시는 낮아진 가격에 따른 고용량 제품 판매증가가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용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와 기업용 SSD 시장 모두 고용량 제품 채용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고객과 고부가가치 제품, 첨단기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D램에서는 16Gb DDR4 제품의 고객을 확대해 서버 고객의 고용량 D램 모듈 채용을 이끌어내고 성장성이 높은 HBM2와 GDDR6 제품의 고객 인증 범위를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미세공정 기술 전환 중심으로 생산을 전개하기 위해 1세대 10나노급(1X) 비중을 확대하는 동시에 2세대 10나노급(1Y) 제품의 안정적 양산을 추진할 계획이다. 낸드플래시는 72단 3D 낸드를 기반으로 기업용 SSD와 모바일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96단 4D 낸드도 적기 양산하며 수익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다만 시장 상황을 감안해 투자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거시경제의 변동성과 예상대비 시장의 약세 흐름 등을 반영해 장비 투자금액은 지난해(17조원)보다 약 40%가량 축소할 계획"이라며 "올해 예상보다 수요 개선 속도가 느리다면 설비투자(CAPEX) 감소에 대한 보완 투자나 공정 전환 속도 조절을 통해 당초 생각보다 투자를 더 줄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지난해 배당은 전년 대비 주당 배당금을 50% 올려 주당 1천500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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