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이 인기를 얻으면 그 안에서 보여지는 것들을 향한 관심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권상우의 부메랑이나 응답하라 시리즈의 80·90년대 감성, 궁예의 안대처럼 말이다. 하지만 예서의 '책상'과 김주영의 직업 '입시코디네이터'에 대한 관심은 조금 다르게 와닿는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책상과 입시코디네이터는 주제 반대편에서 의도를 명확히 설명하는 장치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야기 흐름에서 크게 튀지도 않는다. 이중 예서의 책상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장치다. 완벽히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처럼 보이지만 다르게 해석하면 사방이 닫힌 예서의 상황과 외로운 심리상태의 상징으로도 느껴진다. 드라마는 이렇게 영리하게도 다양한 해석이 회자되게끔 만든다.
그러나 예서의 책상이 현실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현상은 가볍게 받아들일 수 없다. 구매하지 말자는 의미가 아니다. 이 현상이 '책상을 사용하는 예서의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우리 아이에게도 써야겠다'는 식의 맹목적 관심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하는 걱정이 든다. 우리는 그동안 그 관심에서 시작된 사례들을 수차례 접해왔고 이해가 동반되지 않는 교육의 부작용을 체감해왔다.
오랜만에 만난 수작(秀作)을 가볍게 즐겼으면 좋겠지만 SKY캐슬이 이야기하는 교육현실은 꽤 불편하고 불친절하다. 그렇기에 조금 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24일 교육부를 비롯한 관계부처들이 사교육 합동점검을 실시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분명한 의도와 목적을 마련하고 발표된 것일까. 혹시 드라마와 이슈에 따른 관심때문은 아닐까. 교육에 정답은 없다지만 현실은 드라마보다 전개는 없고 이해도 보이지 않는다.
정우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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