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돌그룹 아이콘이 일일 아르바이트로 키즈카페 '슈슈앤쎄씨'에서 아이들에게 마스크팩과 네일아트를 서비스해주고 있다. 사진=슈슈앤쎄씨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성인들의 전유물로 생각했던 화장. 이제 그 화장을 시작하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메이크업 문화는 10대 청소년을 넘어 이젠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확산하고 있다.

최근 립스틱, 매니큐어 등 실제 화장품이 담겨있는 화장대를 갖춘 키즈카페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강남에 개점한 화장품 편집샵 시코르는 어린이용 메이크업 코너를 신설했다. 또한 지난해 8월 세븐일레븐에서 출시한 립스틱 모양의 사탕 ‘시크릿쥬쥬 립캔디’는 여자 아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인터넷 오픈마켓 11번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어린이용 화장품 매출은 전년대비 363% 폭증했다. 지난 2015년과 2016년에도 어린이 화장품 매출은 전년에 비해 각각 94%, 2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키즈 메이크업,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다
4~7세 아이들도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등 SNS에서 게시되는 뷰티 영상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다. 당장 유튜브에 ‘키즈 메이크업’이라고 검색하면 어린이들이 직접 화장법을 소개하는 영상이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미디어에 노출되는 연령이 낮아지면서 아이들에게 화장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게 된다.

또한 이전과 달리 화장은 10대들에게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았다. 지난 2017년 녹색소지자연대의 ‘어린이•청소년 화장품 사용 실태’에서 색조화장을 하는 비율을 조사한 결과 여학생의 경우 초등학교 42.7%, 중학교 73.8%, 고등학교 76.1%의 여학생이 색조화장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녹색건강연대는 “색조화장이 초등학생부터 시작돼 청소년기에 본격화되는 실태는 보여주는 지표로 올바르고 체계적인 화장품 사용 교육을 초등학교 시기부터 시작해야 할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는 조사결과”라고 해석했다.

어린이용 화장품. 사진=11번가 공식 홈페이지

■ 아동용 화장품, 아직 우려 시선 많아
이렇듯 어린이 색조 화장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메이크업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키즈 메이크업에 대한 우려가 많다. 부모들도 이에 대해 걱정이 되지만 무작정 못하게 막을 순 없다는 반응이다. 메이크업이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문화로 자리잡은 세대에서 강하게 반대하기 어렵다는 것.

또한 어린이용으로 나온 화장품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확신이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이에 식품의약처(이하 식약처)는 현재 12개로 나뉜 화장품 유형에 만 13세 미만의 ‘어린이용 제품류’를 추가하고 성분과 표시 기준을 강화하려고 했으나 지난해 6월 철회했다. 식약처는 어린이용 화장품을 공식화한다면 오히려 어린이의 화장을 부추길 수 있어 일단 안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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