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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균형 발전·경제성' 감안한 예타 면제 사업 선정
국가재정을 투입하는 일부 대형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하기로 한 정부 방침에 대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역 사업에 대한 예타 면제는 지역균형발전과 건설경기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반면 예타 면제는 막대한 국민 세금이 투자되는 만큼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내년 20대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정책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시급한 지역 인프라 사업에는 예타를 면제하는 트랙을 시행하고 있다"며 "원활하게 균형발전이 이뤄지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이를 적극적으로 언급한 것은 그만큼 균형발전을 위한 지역 인프라 구축의 시급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예비 타당성조사 면제신청 후 심사결과를 기다리는 사업은 33건으로 사업비 규모가 61조원에 달한다. 서울 1건, 16개 시·도가 각 2건씩이다. 정부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17개 이상의 사업을 예비 타당성조사 면제사업으로 선정해 29일 발표할 예정이다. 선정된 사업은 예타 없이 조기착공이 가능하다.

이들 사업 가운데 절반이 예타를 면제받아 조기 착공된다고 할 때 지역에 풀리는 돈은 30조원을 웃돈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만한 호재가 없다. 예컨대 충북도가 신청한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을 하려면 1조 4천500억원이 필요하다. 충북도는 전국적으로 1조 6천34억원의 생산유발 효과, 2천516억원의 임금유발 효과, 1만 2천640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핑크빛 전망 아래 주민들도 각 지역 사업들의 예타 면제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경기도 포천시 주민 1만 3천여명은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수도권전철 7호선 포천 연장 사업의 예타 면제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문제는 국고에서 충당하는 예산의 생산성이다. 예비 타당성조사는 국고 300억원 이상이 지원되는 대형사업의 경제성을 따지는 제도이므로 사업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경우 보다 세밀한 검증작업이 필요하다. 문 대통령은 광역별로 예타 면제사업을 1 건씩 선정하겠다고 밝혔지만 무분별한 개발이 혈세낭비에 정치권의 선심성공약으로 변질된다는 우려를 사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예타 면제사업 중 상당부분이 민자사업으로 추진될 것인데 비싼 요금과 운영비 지원으로 특정 건설업체 등만 배불려주는 등 수십년 간 국가 혈세를 낭비하고 국민 부담을 증가시킬 수는 없는 노릇임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물론 예비타당성 조사가 경제성을 위주로 평가하다보니 상대적 낙후지역을 고려하지 않는 현상도 있다.

'공공성 배려' 및 지역균형 발전을 꾀하되 경제성도 중요함을 감안해서 예타 면제 사업을 선정해야 할 것이다. 중장기적으론 예타 대상 기준을 재조정해야 한다. 기초연구를 창의적으로 하는 연구개발(R&D) 분야는 예타를 도입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R&D 예타는 선진국에선 거의 없다. R&D 실패는 지식이라도 남기지만 대규모 SOC 실패는 '처치 곤란 흉물'을 남기고 미래 세대에 '재정 폭탄'을 떠안긴다는 교훈을 되새기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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