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하락시 총공사비 손실 커…중견사 대부분 환 관리 못해

지난해 말부터 연초까지 이어지고 있는 원·달러 환율 지속 하락세로 인해 해외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건설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0대 대형 건설사들은 환 위험관리를 자체적으로 하고 있지만, 그밖에 대다수 건설사들은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지 않고 있어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달러당 1,160원대에서 현재 1,130원대로 3.5% 이상 급락했다. 이는 지난 1년간 하락률 7.5%의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더구나 한국은행·씨티그룹 등은 원·달러 환율이 올해 말까지 1000원대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계속 이 같은 환율하락 추세가 지속될 경우, 건설사들의 수익성 악화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최근 대형 건설사들은 환 위험을 관리하고 있음에도 불구, 환율이 10% 떨어질 때마다 총 공사비의 2%를 손해 보고 있는 상황.

문제는 중견 건설사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환 위험을 관리하지 않고 있어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이 대형 업체의 3배 수준인 총 공사비의 5.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총 공사비 1000만달러(약 112억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더라도, 환율이 10% 떨어지면 59만달러(약 66억원) 가량의 손해를 입게 되는 셈이다.

특히나 중견 업체들은 총 공사비의 10% 안팎의 이익에 올인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계속 환율이 떨어지게 되면 수주액은 늘지만, 실제적인 수익성은 떨어져 사실상 남는 게 없게 된다.

동남아지역 수주액이 높은 S건설사는 "계속 수주고를 높여가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이 계속 하락세를 보인다면 실제적인 수익성은 오히려 떨어지는 셈"이라며 "자체적으로 환 위험관리를 하고 있지만, 환율 하락추세가 장기화 되면 손해가 커지게 된다"고 전했다.

해건협 관계자도 "자금 여력이 없는 중견 건설사들은 공사대금을 받는 즉시 환전에 들어가기 때문에 환 위험이 크다"며 "환율 하락세로 인한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환율 추이를 면밀히 살피면서 자금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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