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공학박사 / 김지은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 김성진 현대건설 브랜드마케팅팀 차장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미래 주택은 어떤 모습일까.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아파트 분양시장도 빠르게 진화 중이다. 주거공간에 접목되는 첨단 기술은 스마트홈과 사물인터넷(IoT) 등이 대표적이다. 외부에서 집안의 조명과 엘리베이터 호출 등을 제어할 수 있는 시대다. 향후 통신사와 IT업체의 기술 수준이 높아져 건설사들과 협업한 새로운 주거 서비스가 잇따라 나오면서 새로운 주거 패러다임이 나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 근미래 주택은 장수명 주택 기반한 지속가능형 스마트 하우스

- 김수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공학박사 -

근미래 주택은 어떤 생활의 모습을 담는 공간과 기술의 형태를 보일까. 1980년∼1990년대에는 지구환경문제가 전 세계적인 화두로 떠올랐다. 선진국들은 지구환경보전을 위한 에너지 절약, 자원 절약, 생태 문제를 제일 우선시한 지속가능한 개발을 최우선시하는 정책과 기술개발에 매달렸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모든 건축물 관련 기술, 연구, 제도나 기술이 친환경 혹은 녹색이라는 이름의 수식어가 붙지 않으면 성립되지 않았다. 현재는 스마트 기술에 밀려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미래에도 여전히 필요한 기술이다.

최근에는 4차산업이 화두다. 녹색이라는 이름 대신 스마트라는 키워드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스마트시티, 스마트 빌딩, 스마트 홈 등의 이름으로 시작해 사회 전반에 스마트라는 용어가 붙지 않으면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최근에는 이 두 가지가 결합해 친환경기술과 스마트기술의 결합 형태의 건축물로 나타나고 있다.

한편 건축이나 주택은 원래 거주자의 생활을 담는 용기로써 출발했다. 앞에서 언급한 두 가지 방향은 사람의 생활이라는 관점을 고려하지만, 생활 자체보다는 생활을 지원하는 기술적인 관점에 더 방점이 찍혀있다. 주택은 사용자로서 사람과 가족이 중심이 돼 생활하는 공간이다. 주택의 사용자인 거주자의 요구가 사회발전, 생활양식(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고령사회로 접어들어 100세 장수 시대를 맞고 있다. 거주자가 바뀌면 주택 공간도 거주자의 생활과 요구에 맞춰 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시간이 흘러도 거주자 변화, 사회변화, 기술변화 등의 변화를 수용할 수 없는 고정된 공간구성이면 21세기의 지속 가능하고 스마트한 기술을 수용하는 공간으로서의 의미는 퇴색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주택이 가변성을 수용할 수 있는 장수명 주택이다.

이러한 세 가지의 큰 틀 속에서 근 미래의 주택은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 할까. 환경을 보전하고 지속가능한 환경과 사회를 유지시키는 기술을 포함 한 주택이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 인간의 편리성과 쾌적성 등을 위한 정보통신기술과 사물인터넷(IoT)으로 대표되는 스마트한 기술의 발전을 담은 주택은 미래의 방향성이다.

근미래 주택은 장수명화를 위한 공간기반 위에 지구환경보전을 위한 지속가능형 기술과 생활의 편리함을 담보하는 스마트한 기술이 조화된 주택이다. 주택은 사람을 위한 것이고, 지구의 지속가능성도 사람을 위한 것이고 스마트한 기술도 사람을 위한 것이기에 미래형 주택은 당연히 사람을 공간의 핵심요소를 기반으로 해야 할 것이다.


■ 미래 주거트렌드는 자연·첨단기술 통한 주거가치 향상

- 김지은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


미래의 사회경제적 변화와 주택정책의 변화는 미래 주거트렌드 변화로 나타나게 되며 이는 신(新) 주거가치, 신 주거문화를 창출하게 될 것이다. 기존의 주택수요인 패밀리형과 함께 1인가구의 수요가 신수요로 등장하면서 이들의 다양한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이 주거트렌드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성장 기조의 경제적 변화는 합리적 소비, 고급과 실속을 동시에 추구하며 경제양극화 현상이 주택시장에서도 나타나게 될 전망이다.

주택정책은 공급 조절과 사업의 불확실성 제거, 분양시장 안정화, 임대시장 안정화를 목표로 하게 된다. 이를 반영한 미래 주거트렌드는 실속형 주택 속에서 자연과 첨단기술을 통한 주거가치의 향상과 월세시대 수익형 주택 선호로 가시화되고 있다.

미래 사회는 낮은 가격기대 상승감과 월세시대, 실속형 라이프스타일, 첨단기술, 주거의 사용가치로 요약되는 주거트렌드의 특징이 스마트컨슈머의 주거선택을 통해 나타나며, 이제는 사는 것(買)이 아니라 사는 곳(住)으로 인식의 변화가 본격화 될 것이다. 스마트컨슈머로써의 주택 수요자는 가격, 품질, 서비스, AS 등을 고려해 꼼꼼하게 구매를 결정하게 될 것이고, 공급자는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사용가치를 전달해 새로운 주거문화를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특징은 에코세대와 베이비붐세대의 본격적인 세대교체는 10년 후, 에코세대가 주택시장에서 중심 수요계층으로 자리매김을 하며, 그 중심에는 실속과 사용가치가 놓이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실속과 자연을 즐기는 현재 라이프스타일은 미래 주거의 선택과 사용에 있어서 주택규모의 축소, 주거비 절감, 사용가치를 높이기 위해 주택의 기능과 주거환경, 주택기술, 임대용 주택으로서의 이용가치를 높이는 업그레이드 과정으로 나타날 것이다.

소비자의 가치 요구는 주택기술을 바탕으로 한 서비스 측면에서 더욱 중요해져 첨단과 자연을 동시에 품은 주거단지의 인기, 주거공간의 다양한 활용 그리고 임대수익 창출이 가능한 주택의 가치는 더욱 상승할
것이다. 또한, 실속형 라이프스타일이 대세가 되면서 가족 수에 맞추어 주택의 면적은 적정한 규모에서 소비하고, 주택의 기능과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더욱 커질 것이다. 결과적으로 소프트웨어 측면의 가치
만족이 주거선택의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주택사업자는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실속형, 표준형, 고급형, 임대형 등으로 구분해 주택기술, 주거서비스, 내부설계 등이 차별화된 상품을 공급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임대수익 창출이 가능한 주택상품 개발을 본격화해야 한다. 단독주택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요구 충족을 위해서는 실속형 임대 단독주택의 공급과 고소득 1인가구, 노령층 수요 등 수요변화에 따른 공급유형 및 방식의 다양화를 통한 틈새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미래 주택산업의 방향은 수요가 줄어드는 시행∼시공∼분양에서 벗어나, 임대∼관리∼유통∼생활서비스∼리폼 등 개발사업의 후방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미래 주거트렌드에서 제시한 사용가치가 중요한 융복합 서비스는 이같은 개발사업의 후방부의 수익과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가격중심의 시장, 아파트 중심의 주거문화는 지속되지만, 이제 주택은 가격으로 모든 가치를 평가받는 하드웨어가 아니라, 나를 표현하고 새로운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받는 사용가치가 더욱 중요한 소프트웨어 중심의 공간이 될 것이다. 소비자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추어 가치 있는 융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구매자에게 경제적 부담감소와 수익창출이 가능한 주택상품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미래 주택산업의 방향이다.


■ 신기술·디자인·맞춤 서비스 조화 이뤄야

- 김성진 현대건설 브랜드마케팅팀 차장 -

브랜드 아파트가 지난 2000년 도입된 이래 주택시장은 냉온탕을 오갔다. 이런 시장 변화와 흐름은 주택 공급자와 중간 거래인 뿐만아니라 소비자에게도 학습효과를 높였다. 공급자 중심의 설계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주택산업이 변화하고 있다.

소비자 니즈에 부응하는 단계를 넘어 소비자의 열망에 답하고 열망을 불어넣는 작업이며 결과물로 존재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21세기는 통합된 거대지식을 맞춤 서비스하는 시대다. 따라서 사용자 경험을 증진하기 위해 공간디자인에도 서비스 콘텐츠를 접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주거서비스의 경우 '사람'이 이런 변화의 수혜자로, 그들을 둘러싼 '주거공간'을 통해 유무형의 제품 또는 서비스를 경험하게 된다. 사용자 경험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공간공학분야 신기술, 인체공학적 디자인, 사용자 맞춤 서비스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관련 제도 및 법제도 바뀌어야 하며,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IoT(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서비스 융합에 대한 아이디어와 상품화 시도가 나타날 것이다.

올해 추진한 현대건설의 2018 H 시리즈는 'Getting More With Less'라는 방향성을 가지고 진행했다. 기존에 존재하던 공간과 기술자원을 엮어 붙여서 고객에게 새로운 부가가치를 생성한다는 개념이다. H Entrance와 H Bell, H With 등 총 12건의 주택상품을 기획·개발·적용했다. 2019 H 시리즈는 좀 더 미래지향적인 융복합 상품을 기획·개발할 계획이다. 나아가 중장기 미래주거 모델과 타산업과의 융합형 서비스모델에 집중할 계획이다. 2018년과 다른 부분은 좀 더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 공간과 제품, UX(사용자 경험)·UI(사용자 인터페이스), 컬쳐 커뮤니케이션 부분을 가미한다는 것이다.

사용자 중심 디자인과 서비스가 융합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는 '통섭적 사고'와 '공간 차별화 방안'은 공간 사용자로 하여금, 서비스가 이뤄지는 공간의 몰입감을 증폭시키게 할 것이다. 또 고객 접점의 공간인 현대건설 모델하우스에서도 VR·AR 기술을 통한 공간서비스(택배·청소·조식·실버키즈 케어 서비스 등)의 경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

모든 건축적 공간은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아름다운 것이 단순히 심미적인 요소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소비자와 소통하고, 공간에서 일어나는 서비스를 기획하고, 그 경험이 사용자의 즐거움과 치유의 효과로 증폭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이런 작업이 개개인의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나아가 이웃간의 화합을 도모하고, 사회적 문제 이슈 등의 한계와 제약을 개선할 수 있는 아름다운 힘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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