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 '스마트캠퍼스 체험관'을 찾다
'디지털 트윈' 기술 접목
32개동 건물·시설물 등
가상세계서 그대로 구현

지난 28일 찾은 서울시립대 스마트캠퍼스 체험관에서 디지털서울 연구팀 한 연구원이 스마트캠퍼스 플랫폼을 시연하고 있다. 연구팀은 서울시 동대문구 전농동 일대와 서울시립대 캠퍼스를 디지털 트윈 기반 3차원 객체 모델로 구현했다. 사진=송호길 기자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대학 건물에 수집된 데이터로 강의실 예약은 물론, 부동산 정보를 3차원 모델로 볼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았다. 재난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최적 대피경로 안내 등 재난 안전 관리 분야에서의 활용도 가능하다.

서울시립대 디지털서울 연구팀이 대학 캠퍼스 안에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캠퍼스 플랫폼'을 국내 최초로 구현했다. 디지털 트윈을 적용한 개방형 플랫폼의 첫 성공 사례다.

최근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의 발달에 따라 스마트시티의 패러다임이 부상하면서 디지털 트윈이 4차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속 모습을 컴퓨터 가상현실에 그대로 옮겨 담아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시뮬레이션해 결과를 예측하는 기술이다. 현실 세계의 건물이나 재해 상황을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고스란히 구현한 것이다.

서울시 동대문구 전농동 일대와 서울시립대 캠퍼스를 가상현실에 구현한 모습. 디지털서울 연구팀의 스마트캠퍼스 플랫폼은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각 건물과 도로정보, 건물별 에너지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서울시립대 디지털서울 연구팀


지난 28일 찾은 서울시립대 스마트캠퍼스 체험관에서는 서울시 동대문구 전농동 일대를 포함한 서울시립대 캠퍼스의 디지털 트윈 기반 3차원 객체 모델이 구현된 대형 스크린이 기자를 맞이했다. 서울시립대 디지털서울 연구팀이 캠퍼스 내 32개동의 건물을 가상세계에 구현한 디지털 캠퍼스 플랫폼을 한눈에 볼 수 있었던 것.

체험관에 마련된 키오스크의 터치스크린을 터치해보니 캠퍼스 내 시설물의 에너지 사용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건물일수록 건물색 농도가 진한 붉은 색을 띄며 시각적인 표현이 강조된다.

터치스크린 조작으로 3차원 캠퍼스 모델을 확대하거나 회전하며 건물과 도로 정보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수도 있다. 건물 내부 구조와 편의시설, 시설물도 정교하게 구현했다.

지진과 홍수, 화재 등 재난이 발생할 경우 건물에 연동된 센서의 데이터가 스마트캠퍼스 플랫폼에 실시간으로 전송되며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가장 안전한 대피 방향을 안내한다.


디지털 트윈이 적용된 도시 중 성공 사례로 싱가포르의 '버추얼 싱가폴(Virtual Singapore)' 프로젝트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3D 도시 모델과 데이터의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이 소요됐고 현재 실제 도시에 적용하고 구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시립대 캠퍼스 3차원 객체 모델에 홍수 상황을 시뮬레이션 한 모습. 각 건물의 센서 장비를 통해 취득된 데이터로 알고리즘을 연산해 최적의 대피경로를 안내한다. 자료=서울시립대 디지털서울 연구팀


이에 연구팀은 누구나 디지털 트윈에 대해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서울시립대 캠퍼스를 대상으로 디지털 트윈 모델을 구축했다.

김현주 서울시립대 디지털서울 연구팀 지도교수는 화면을 가리키며 "디지털캠퍼스 플랫폼 한 화면에 실시간으로 재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어 근무 인원이 많이 필요하지 않으며 상황실 등 별도의 공간 제약이 없다"며 "무엇보다 시민의 다양한 아이디어 제안 등을 플랫폼에 반영할 수 있어 '시민참여형' 스마트시티 모델에 부합한다"고 소개했다.

연구팀은 스마트캠퍼스 플랫폼에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해 기능을 추가하는 양방향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게임 동아리와 블록체인 동아리 학생들이 이 플렛폼에 자발적으로 참여 중이다.

서울시립대 블록체인 동아리 '토막'은 이날 김 교수와의 회의에서 길고양이에 대한 학생들이 관심이 크다는 점에 착안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길고양이를 돌보는 사진을 대학교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 내 게시판에 올리면 캠퍼스 내에 사용할 수 있는 토큰을 지급해 보상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블록체인 동아리는 커뮤니티에 게시된 사진의 위성항법장치(GPS) 정보를 수집해 길고양이의 동선을 파악할 수 있다.

블록체인 동아리 정주안 부회장 겸 기술팀장은 "지난해 학생회장 선거에서 길고양이와 관련된 공약이 나올 정도로 학생들의 관심이 높다"면서 "플랫폼에 블록체인을 접목하는 것이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기에 알맞은 기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팀은 올해 안으로 스마트시티 실증도시인 시흥시와 대구시에 디지털 트윈 기술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재은 디지털서울 연구팀 선임연구위원은 "인구가 밀집된 도시에서 환경, 치안 등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물이 도시 관리 및 운영 등에 활용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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